"여름 수박은 달잖아"…'삶은 고통'이라던 한강, 출산 결심하게 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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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이 남편의 '이 말'에 아이를 낳기로 마음을 바꾼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너무 낭만적이다", "눈물 난다", "노벨상 발표가 여름이었으면 수박 동 났겠다", "아이를 갖기로 했다는 결론보다 삶을 고통으로 인식하고 있던 한강이 남편의 저 말에 자기 삶에도 진실한 즐거움이 있었다는 걸 상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들은 수박과 빗소리의 축복을 받은 아이였네" 등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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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이 남편의 '이 말'에 아이를 낳기로 마음을 바꾼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1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난 2000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한강의 자전소설 '침묵'의 일부 내용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해당 소설에 따르면 한강은 결혼한 지 2년쯤 됐을 때 남편이자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씨와 자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강은 대를 잇겠다는 욕망이 없었다고.
소설에서 한강은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고, 다가오는 세상의 빛깔은 삭막하게 보였다"며 "가상의 몸을 찌르고 총으로 구멍을 뚫는 데 열중하는 소년들을 볼 때면, 그보다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때 남편이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잖아?"라고 말을 꺼내자, 한강은 "세상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분명히 있고 현재로선 살아갈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남편은 "그렇다면 한 번 살아보게 한다고 해도 죄짓는 일은 아니잖아"라고 한강을 설득했다.
하지만 한강은 "그 아이가 그 생각에 이를 때까지, 그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닌데"라며 주저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겪게 하냐"고 걱정했다.
그의 남편은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 거,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라고 했다.
남편의 말에 느닷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한강은 "다른 건 몰라도 여름에 수박이 달다는 건 분명한 진실로 느껴졌다"며 "설탕처럼 부스러지는 붉은 수박의 맛을 생각하며 웃음 끝에 나는 말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수박이 달다는 사실은 끝내 부정할 수 없던 한강은 아이에게 여름 수박의 단맛을 보여주기로, 다시 말해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한편 지난 10일(한국시간) 한강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한강이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쳤을 때 수상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일화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너무 낭만적이다", "눈물 난다", "노벨상 발표가 여름이었으면 수박 동 났겠다", "아이를 갖기로 했다는 결론보다 삶을 고통으로 인식하고 있던 한강이 남편의 저 말에 자기 삶에도 진실한 즐거움이 있었다는 걸 상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들은 수박과 빗소리의 축복을 받은 아이였네" 등 감탄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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