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리뷰] 초보 등산러를 위한 ‘발이 편한 등산화’ 추천
[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등산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짧은 가을이지만, 10월, 11월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 본격적인 가을 산행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사건 사고가 가장 많은 계절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가을입니다.
10월은 연중 등산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런 등산사고를 분석하면 실족과 추락이 41%, 조난사고가 26%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등산사고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준비부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등산로도 확인하지 않고, 단풍과 산세에 취해 산을 오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안전을 지켜주는 등산 준비물의 첫 번째는 뭐니해도 등산화가 시작입니다.
물론 운동화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이 분명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처음부터 급경사로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산들은 화강암으로 이뤄진 돌산이 많아 미끄럽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등산화에는 적잖은 투자를 하셔야 편한 등산, 안전한 등산을 하실 수 있습니다. 등산화에 대한 투자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등산화만 제대로 신어도 등산 사고의 상당수는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등산화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등산 장비와 달리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잘 알려진 K2, 아이더, 네파, 블랙야크 등 국내 아웃도어& 등산 브랜드는 사실 등산화를 만들어 지금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회사들입니다. 그러다보니 등산화에 대한 노하우와 제조 기술도 상당히 좋은 편이고, 외산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쌉니다.
무엇보다 등산화를 비롯한 신발은 발 길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 폭과 발 높이도 매우 중요합니다. 유명 외산 브랜드 제품들은 디자인과 품질은 좋지만 이런 발 폭과 발 높이의 문제로 신기 어려워하는 이들도 적잖습니다. 가격까지 생각하면 더욱 복잡하죠. 이런 저런 이유로 등산화는 굳이 외산보다는 국내 브랜드를 꾸준히 신고 있는 편입니다.
다만 국내 브랜드 등산화의 상당수는 자체 아웃솔 그러니까 스스로 만든 밑창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국의 험한 산에 잘 맞는다는 부분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트렉스타의 릿지엣지 말고는 자체 아웃솔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아웃솔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비브람창, 등산화에 있으면 든든한 고어텍스, 국내 브랜드 그리고 적당한 합리적인 값. 이런 모든 것을 다 갖춘 제품은 없을까 싶어 검색해보니 네파가 유독 이런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네파 칸네토 시리즈입니다.
네파 칸네토는 처음 2019년 칸네토 GTX로 선보인 다음, 2년 뒤인2021 칸네토 GTX 2로 조금 개선된 제품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칸네토 GTX 트렉션이라는 밑창의 미끄러짐을 더욱 개선한 제품이 나왔습니다. 각 제품마다 남녀공용, 여성용 제품이 있고, 컬러도 상당히 다양한 편이라,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여기에 끈으로 묶는 일반형 제품은 물론, 다이얼로 편한 보아 제품까지 나와 있습니다. 심지어 최신 제품인 칸네토 GTX 트렉션은 듀얼보아로 더욱 좋아졌습니다. 보통 한 번 등산화가 나오면 그대로 단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국내 등산화 시장에서, 같은 이름으로 3번째 모델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제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롭게 달라진 칸네토 GTX 트랙션, 그리고 칸네토 GTX 트렉션 듀얼보아 제품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내돈내산입니다.
발이 편한 초보 등산가용 제품
끈이 있는 칸네토 GTX 트렉션은 마눌님이 신는 제품으로 여성용이고, 보아 시스템이 적용된 칸네토 GTX 트렉션 듀얼보아는 남녀공용 제품입니다. 남녀공용인가, 듀얼보아인가, 여성용인가에 따라 조금씩 디자인도 다르고, 컬러 역시 조금씩 다릅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모델인데 일반 제품과 보아 제품이 아예 제조사가 다르네요. 판매원은 모두 네파입니다. 아무튼 선택의 폭은 매우 넓은 등산화입니다. 마음에 드는 컬러와 보아인지 아니면 끈으로 묶지만 선택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끈이 있는 제품과 보아 제품의 디자인이 약간 다른데, 이건 거의 전적으로 보아 때문으로 보입니다. 보아 제품이 그것도 듀얼보아를 집어넣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예쁜 것 같아요. 큰 차이는 아닙니다. 제조사가 다른 것도 약간이지만 영향은 있을 듯합니다.
먼저 다짜고짜 신발을 신어봅니다. 맨발로 신어도 발이 아주 편합니다. 평소 운동화나 구두는 245mm를 신는 마눌님은 250mm를, 평소 운동화나 구두는270mm를 신는 저는 280mm 제품을 선택했는데 굳이 두 사이즈나 올릴 필요는 적어 보입니다. 참고로 여성용은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인 그레이 컬러입니다.
평소 신는 운동화 사이즈 그대로 또는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경우를 생각해서5mm 정도 큰 사이즈를 선택하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한 번 신으면 오랜 시간 신어야 하는 등산화에서 발이 아주 편하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이는 네파가 이 제품을 발 볼이 넓어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와이드핏으로 만든 덕분입니다. 신발의 편안함에서 철저하게 한국인을 타깃으로 개발된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가죽, 합성가죽, 메쉬의 복합소재 4계절 등산화
소재는 주로 누벅 가죽 소재이고 일부에 메쉬 소재가 적용된 복합소재입니다. 가죽은 소가죽과 합성가죽이 쓰였다고 하네요. 이런 복합 소재의 장점은 무엇보다 가볍다는 것이죠. 260mm 기준으로는 약 460g 정도니까, 발목이 있는 미드컷 등산화치고는 상당히 가벼운 편입니다. 더불어 옆면에 메쉬 소재로 처리되어 통기성도 상당히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 정도면 특별한 계절이 아닌 이른바 4계절 등산화로 손색이 없는 수준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소가죽으로만 만들어진 무겁고 목 높은 중등산화(하이컷)을 좋아하시는 분이 있고, 어떤 분은 운동화처럼 생긴 트레킹화(로우컷)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중간쯤에 속하는 경등산화(미드컷)입니다. 그래서 아주 전문적이고 긴 거리의 종주산행보다는, 주말 등산, 약 10Km 정도의 가벼운 등산, 무엇보다 초보자도 쓰기 편한 등산화입니다. 등산화 하나로 이런 저런 산을 모두 다녀야 하는 대부분의 주말 등산가라면 아주 무난한 선택입니다.
고어텍스 등산화
고어텍스는 이제 너무도 잘 알려진 용어입니다. 조금 비싼 아웃도어 제품에는 등산자켓은 물론이고, 모자, 장갑, 심지어 배낭에도 고어텍스가 들어갔다고 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자켓만큼이나 고어텍스가 흔히 쓰이는 것이 바로 등산화입니다. 굳이 고어텍스가 등산화에 필요한가 하는 점에는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있기는 합니다.
고어텍스 등산화는 일반 등산화보다 단지 한 겹이 아닌 2, 3겹이 더 많은 복잡한 구조입니다. 워낙 고어텍스가 얇은 막이다보니, 이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이 더 들어갑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고어텍스는 바깥의 물을 막아주는 방수 기능과 신발 안쪽에 생긴 땀과 수분을 바깥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어텍스 등산화의 가장 큰 장점은 외부 수분을 막아주고, 이를 통해 신발 안쪽이 젖지 않고 뽀송하게 유지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고어텍스가 없어도 대부분의 등산화는 어느 정도 방수가 되며, 고어텍스가 없는 등산화에 비해 고어텍스 등산화는 상대적으로 신발 속의 습기를 잘 배출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즉, 광고와 달리 방수는 잘 되지만 발수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자켓도 마찬가지죠. 원래 신발보다 몇 겹이 더해지는 복잡한 구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발이 따뜻하다 못해 덥고 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고어텍스 등산화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이 제품은 역시 고어텍스 등산화입니다. 참고로 등산용품 가운데 GTX라고 써 있으면 고어텍스가 쓰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등산화에 고어텍스를 상대적으로 다양한 등산화를 갖추기 어려워 하나의 등산화로 다양한 환경을 등산해 야하는 아마추어, 주말등산가, 등산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고어텍스 등산화는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면 모를까 등산화 하나만 사야 하는 환경이라면 고어텍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값도 적당하니 괜찮은 선택입니다.
비브람 메가그립 아웃솔
등산화를 가장 등산화답게 만들어주는 부분은 바로 아웃솔, 그러니까 밑창입니다. 외피와 디자인이 편안함을, 그리고 중창이 쿠션을 담당한다면, 밑창은 흔히 말하는 접지력의 원천입니다. 그리고 이 아웃솔을 비브람 메가그립을 쓰고 있습니다.
비브람(Vibram)은 이탈리아의 고무창 제조사인 비브람사가 1935년에 고안한 합성 고무창 브랜드입니다. 군화나 등산화의 밑창으로 가장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괜찮은 접지력, 튼튼함, 그리고 바닥의 요철을 잘 막아주는 견고함을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참고로 비브람은 그 종류가 아크틱그립, 메가그림, 라이트베이스 등 3가지가 있습니다.
아크틱그립은 미끄러운 젖은 얼음표면에 그립에 탁월한 그립 제공하며, 뛰어난 내구성과 일반 바닥에 스크레치를 내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움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제품에 쓰인 메가그립은 건조하거나 습한 지형 모두에서 우수한 접지력과 뛰어난 내구성 유지합니다. 아마 비브람 메가그립 정도라면 어떤 환경에서도 아웃솔로 인한 문제는 거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제품입니다. 제조사에서는 진흙이 많고 젖은 미끄러운 표면에 탁월한 접지력, 끈적끈적하게 접지력이 좋으면서도 잘 닳지 않는 내구성, 모든 활동에 적합하도록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이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라이트베이스는 이름처럼 상대적으로 고무 바닥의 두께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어느 정도 아웃솔의 기능을 그대로 갖고 있는 제품입니다.
바닥을 보면 노란색 비브람사의 로고가 보입니다. 만져보면 생각과는 달리 아주 단단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바위 등에서 접지력을 위함입니다. 국내에서는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비브람 메가그립 정도라면 세계적인 등산화 브랜드에서 거의 모두 쓰는 좋은 아웃솔입니다.
기존 제품보다 25% 더 좋아진 접지력
기존 칸네토2보다 좋아진 것은 바로 아웃솔의 디자인입니다. 자세히 보면 흔히 보던 메가그립과 약간 다른데, 미끄러운 돌산 및 건조한 지형 등 어디서나 즐거운 산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돌출구 모양에 맞춘 트랙션 러그를 적용했습니다. 덕분에 기존 메가 그립 러그 대비 접지력을 최대 25% 좋아졌습니다. 디자인 변경을 통해 아웃솔의 접촉 표면적을 최대 50% 개선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결국 소재는 물론 디자인까지 바꿔 덜 미끄러지고, 발을 치고 나가는 추진력도 개선했다고 합니다. 기존 제품도 여전히 팔리고 있는데, 값 차이가 크지 않고, 이렇게 접지력이 좋아졌기에 되도록 트랙션 모델을 사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인솔은 평범해 보입니다. 제조사는 장시간 착화에도 우수한 통기성과 복원력으로 안정적인 착화감을 제공하는 브리더블(Breathable) 인솔이라고 설명하기는 합니다만, 특별한 장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이 제품은 물론 국내 등산화는 인솔에는 상대적으로 돈을 쓰지 않는 느낌인데, 이 제품이 네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더 좋은 인솔을 담았으면 하는 생각도 조금은 있습니다.
뒤쪽에는 작지만 3M 재귀반사 웨빙도 달아 두었습니다. 기왕이면 조금 더 크게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아예 보아를 선택했지만, 끈 역시 잘 풀리지 않도록 처리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쉽고 편한 듀얼보아
이번에 등산화를 사면서 가장 고민을 했던 것은 보아인가 아니면 끈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보아는 다이얼식으로 쉽게 끈을 묶고 풀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등산화, 특히 트레킹화나 자전거 슈즈, 안전화 등은 거의 대부분 보아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의 보아는 고장도 많았고, 신다보면 다시 풀리는 느낌도 들곤 해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선보이는 보아 역시 진화하고 있습니다. 흔히 보아나 보아시스템이라고 하지만, 그 역시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특히 이 제품에 쓰는 것은 두 개의 보아핏시스템(BOA Fit System,)을 하나의 신발에 달아 만든, 듀얼보아 제품입니다.
듀얼보아는 보아테크놀로지의 생체역학 연구소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피팅 시스템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아 다이얼이 두 개입니다. 이 두 개의 다이얼은 각각 미세조정이 가능합니다. 예전처럼 통으로 조이는 것이 아니라, 발목과 발등을 따로 따로 각각 조여줍니다. 원하는 만큼의 피팅감과 피팅력을 아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아마 겨울철에 신발끈이 풀어져서 고생했던 경험이라면, 장갑을 끼고도 그대로 신발끈을 조일 수 있는 보아는 말 그대로 신세계입니다.
조금 더 신어보고 평가해야 정확하겠지만, 듀얼보아 정도라면 거의 끈을 대신한다고 봐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는 나중에 실 사용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겠습니다. 제 경우에는 등산할 때와 하산할 때 조금 끈을 달리 묶는 편인데 이럴 때 참 편할 것 같습니다. 어느덧 보아 역시 20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큰 무리 없지 싶네요.
아직 해본 적은 없지만 창갈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값을 생각하면 아예 새것을 사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중등산화급에서 창갈이 되는 제품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를 민감하게 보는 분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듯합니다.
안전 산행의 필수품을 꼽자면 단연 무조건 등산화입니다. 다양한 등산화를 갖추기 어려운 주말 등산객에게 이 정도면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자세한 산행 사용리뷰는 차츰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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