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를 위한, MZ에 의한… 이마트24 꼴찌탈출 전략 통할까

김하나 기자 2024. 9. 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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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편의점 후발주자 이마트24
최근 이색적인 마케팅 보여
MZ세대 겨냥하고 나선 것
‘꼴찌 탈출’하려는 전략
‘텝스트힙’ 트렌드 공략
대학생 MD 편슐랭스타
이마트24 실적 끌어올릴까

'꼴찌 탈출'이란 숙명적 과제를 떠안은 이마트24가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MZ세대에게 확산 중인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편슐랭스타'라고 명명한 대학생 24명을 상품개발 과정에 참여시키는 파격도 선보였다. 문제는 이런 독특한 전략이 실적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느냐다. 지속가능성도 의문이다.

이마트24가 MZ세대를 겨냥하고 나섰다.[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의 꼴찌다. 경쟁사(CU·1990년, GS25·1990년, 세븐일레븐·1989년)보다 출발이 20여년 늦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2014년에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3년 후인 2017년에 명칭을 지금의 이마트24로 바꿨다.

문제는 실적이다. 이마트24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2251억원으로 전년(2조1180억원) 대비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경쟁사인 GS25(매출 11조6125억원·영업이익 3920억원)와 CU(매출 8조1948억원·영업이익 2532억원)가 각각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세븐일레븐(매출 5조6917조억원·영업이익 -551억원)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매출 규모가 이마트24를 한참 웃돈다. 후발주자라면 제대로 추격해도 모자랄 텐데, 되레 뒤처지고 있다는 거다.

이 때문인지 이마트24는 '꼴찌 탈출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더 밀려선 안 된다'는 건데, 타깃은 MZ세대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2월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와 손잡고 '독서문화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텍스트힙(Text Hip·책과 독서를 트렌디한 문화로 인식하는 현상) 트렌드를 공략하겠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이 읽은 책에 줄을 치거나 필사한 것을 공유하고, 독서모임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한 모습을 찍어 올리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단순 독서를 넘어 책을 즐긴다는 건데, 이를 텍스트힙이라 일컫는다.

이마트24가 추진한 텍스트힙 전략 중 인기몰이에 성공한 건 지난 2월 진행한 '책장셰프 공모전'이다. 책 속 등장인물이 먹는 가상의 음식을 실제로 만드는 건데, 4만2000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24는 소비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등장하는 '심신안정용 쿠키'를 제작해 9월 초에 출시했다.[※참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판타지 소설로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자책 출간 직후 3주간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수많은 독자의 요청으로 종이책으로 제작됐다.]

회사 관계자는 "MZ세대에게 텍스트힙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책을 활용한 상품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을 거라고 기대한다"며 "베스트셀러 책을 읽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상품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이보다 앞선 지난 2월과 4월에도 예스24와 협업해 '책 커버 디자인을 본뜬 도시락'과 '인기도서 문구 일부를 담은 시즌 컵'을 출시한 바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은 텍스트힙만이 아니다. 이마트24는 9월 초에 대학생MD 서포터즈를 사상 최초로 선발했다. 그저 얼굴마담을 뽑은 게 아니다. '편슐랭스타'라고 명명한 대학생 MD 24명은 실제로 편의점 상품 개발 과정에 참여한다. 회사 관계자는 "편의점의 주요 구매층이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들 세대의 아이디어를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마트24의 MZ 전략이 고꾸라진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CU나 GS25 등 편의점은 이미 MZ세대를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다.

텍스트힙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독특하긴 하지만 지속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언제나 대박을 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예스24와 손잡고 선보였던 책 커버 디자인의 '눈꽃치즈함박스테이크 도시락' 상품은 판매기간에 해당 카테고리에서 8위에 머무르기도 했다.

'편슐랭스타'가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MZ세대의 생각이 대중의 생각은 아니기 때문이다. MZ를 위한, MZ에 의한 전략을 앞세운 전략은 이마트24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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