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주차료 0원" 8월·9월 초까지 붉게 타오르는 배롱나무 절경

충곡서원 배롱나무 / 사진=논산 공식블로그 김태현

8월, 논산 부적면의 한적한 서원 마을은 붉은 꽃물결에 잠긴다. 백일 동안 지지 않는 배롱나무가 서원의 기와담과 어우러져 완벽한 여름 풍경을 만들고, 그 아래에는 조선 중기 대학자들의 고결한 정신이 깃든 이야기가 흐른다.

충곡서원지는 단순한 출사 명소를 넘어, 역사와 계절이 맞닿는 깊이 있는 여행지다.

충곡서원 배롱나무 / 사진=논산 공식블로그 김태현

충곡서원지의 배롱나무는 7월 중순 꽃망울을 터뜨려 8월 절정을 맞는다. 수백 년 된 고목들이 서원의 흰 담장과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붉게 타오르는 풍경은 한 폭의 수묵채색화 같다.

빛의 방향과 시간에 따라 꽃잎의 투명한 질감과 색감이 변해, 사진작가들이 매년 찾아오는 명당이 되었다.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이며, 연중 상시 개방되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충곡서원 배롱나무 / 사진=논산 공식블로그 김태현

충곡서원은 김계휘, 김집, 안여, 김익희 네 선현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특히 신독재 김집은 조선 예학의 대가이자 송시열·송준길의 스승이었다.

그러나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1957년 후손과 유림이 복원한 것이다.

충곡서원 배롱나무 / 사진=논산 공식블로그 김태현

이 때문에 원래의 터에 다시 세워졌다는 의미로 ‘서원’이 아닌 ‘서원지’라 부른다. 이 역사를 알고 나면, 여름 햇살 속에서 더욱 붉게 피어나는 배롱나무가 한층 장엄하게 느껴진다.

충곡서원 배롱나무 / 사진=논산 공식블로그 임영선

서원 입구에 들어서면 동재와 서재 앞에서 붉은 꽃송이가 수놓은 배롱나무가 가장 먼저 반긴다. 내삼문을 지나 사당으로 향하면 또 다른 배롱나무 군락이 기다리고 있어, 다양한 구도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고요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서원의 단아함과 배롱나무의 화려함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사색을 부른다. 햇빛과 바람, 그리고 꽃잎이 만드는 여름의 정취를 천천히 음미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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