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무관'인데 30년 지나도 최고로 기억되는 영화

▲ 영화 <쇼생크 탈출> ⓒ (주)팝엔터테인먼트

자유와 희망은 사라지고, 복종과 무기력만이 남은 '쇼생크'에서 끝까지 존엄을 지키며 삶의 의미를 파낸 한 남자의 여정을 그린 영화 <쇼생크 탈출>이 5월 8일 재개봉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두 번의 종신형을 선고받은 엘리트 은행가 '앤디'(팀 로빈스)와 교도소에서 금지 물품을 유통하는 장기 복역수 '레드'(모건 프리먼)의 자유보다 위대한 희망의 대서사시를 그리는데요.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는 악명 높은 교도소 '쇼생크'에서, 그럼에도 '살아내는' 이들의 놀라운 드라마는 수많은 관객의 가슴에 묵직한 울림과 여운을 남겼죠.

<쇼생크 탈출>은 1982년 출간된 스티븐 킹의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작품을 연출한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는 뛰어난 영화적 변주와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스티븐 킹의 인정을 받아, 차기 연출작 <그린 마일>(1999년), <미스트>(2007년)의 영화 제작 판권을 얻어냈죠.

또한, 데뷔작인 <쇼생크 탈출>로 그는 1995년 6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을 포함해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죠.

이는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년), <1917>(2019년) 수상을 비롯해, 무려 15번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후보로 지명된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가 첫 번째로 노미네이트된 순간이기도 합니다.

명장과 명장의 첫 출발점으로 기억된 <쇼생크 탈출>은 <포레스트 검프>, <펄프 픽션>, <가을의 전설> 등 쟁쟁한 경쟁작으로 인해 아카데미 수상에 실패했지만, '아카데미가 놓친 최고의 영화', '무관의 제왕'이라는 역사적 칭호를 얻었죠.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하는 영화 <쇼생크 탈출>은 화질과 음향을 보완한 리마스터링 버전인데, 잠시 영화의 명장면을 살펴볼까요?

영화의 첫 번째 명장면은 '지극히 평범한, 한낮의 맥주'입니다.

'앤디'가 엘리트 은행가였던 자기 능력을 발휘해, 죄수들에게 고된 노동 후의 시원한 맥주를 선물하게 된 장면이죠.

뙤약볕 아래서의 맥주 한 모금은 보는 관객들에게도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며, '앤디'가 교도소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 첫 번째 사건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명장면은 '벽을 무너뜨린, 자유의 음악'인데요.

높은 장벽으로 꽉 막힌 교도소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선율이 퍼져가는 장면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아름답게 표현해 주죠.

세 번째 명장면은 '오늘을 버티는, 영혼의 양식'인 도서관 장면인데요.

'앤디'의 끈질긴 집념 덕에 어엿한 도서관의 모습을 갖춰가는 과정은 훈훈한 감동을 전하며, 이곳을 50년간 지켜온 장기 복역수 '브룩스'(제임스 휘트모어)의 에피소드가 먹먹함을 남기죠.

마지막 명장면은 '내일을 꿈꾸는, 희망의 여정'을 시작한 '레드'의 일탈인데요.

가석방 이후의 두렵고 불안한 일상을 깨고 나온 '레드'가 되뇌는 "나는 희망한다(I hope)"라는 대사는 가슴 한편에 뭉클함을 줍니다.

쇼생크 탈출

감독

출연

길 벨로우스,마크 롤스톤,제임스 휘트모어,제프리 드먼,래리 브란덴버그,네일 지운톨리,브라이언 리비,데이빗 프로벌,조세프 라뇨,주드 치코렐라,폴 맥크레인,레니 블레인,스콧 맨,존 허튼,고든 그린,알폰소 프리먼,V.J. 포스터,존 E. 섬머스,프랑크 메드라노,마크 마일즈,알란 R. 케슬러,모건 룬드,코넬 월레이스,개리 리 데이비스,닐 서머스,네드 벨러미,조 페코라로,해롤드 E. 코프 주니어,브라이언 딜레이트,돈 맥마누스,도날드 진,스티븐 킹,프랭크 다라본트,니키 마빈,리즈 그로쳐,데이빗 V. 레스터,로저 디킨스,토마스 뉴먼,리차드 프란시스 브루스,데보라 아킬라,테렌스 마쉬,피터 란드스다운 스미스,마이클 자이톤,엘리자베스 맥브라이드,제니 리 딘켈,케빈 헤이니,몬티 웨스트모어,로이 브라이슨,필립 아이비,파멜라 프리스트,밥 윌리엄스

평점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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