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중동 내 미군 기지들에 보복 공격을 가한 이후 걸프지역 항공사들이 해당 지역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국제 항공 허브가 마비되며 전 세계 항공사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공항에서는 공격으로 인한 부상자도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의 주요 항공사들이 모두 항공기 운항을 중단해 대규모 혼란이 일어났다.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반격을 시작한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은 각각 자국 영공 폐쇄를 발표했다.
이에 에미레이트항공은 3월1일 오전 3시까지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고 카타르항공은 자정까지 운항을 멈췄다. 에티하드항공은 1일 오후까지 운항 중단을 연장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중동 지역 분쟁 등 과거 위기 상황에서도 정시 운항을 유지해왔지만 이번에는 전면 운항 중단이 유일한 대응책인 것으로 판단했다.
두바이국제공항은 당초 항공편 지연을 안내했으나 오후 4시경 모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 민간항공청은 드론이 공항을 타격해 경상자 여러 명이 발생하고 여객 터미널 건물에 “제한적인”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항공편은 출발한 이후 비행 중 통과하던 공역이 위험해졌다는 이유로 회항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에미레이트의 에어버스 A380 항공기는 두바이로 회항했고 다른 항공기들은 출발한 공항으로 복귀하지 못해 지상에서의 혼란이 가중됐다. 하루 약 1000편을 운항하는 도하 공항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다.
두바이, 도하, 아부다비를 포함한 걸프 지역 공항들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환승 지점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에미레이트,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 등은 대규모 항공기단을 운영해 승객들을 집중시키는 모델을 구축했고 중동은 글로벌 항공 교통의 핵심 동맥으로 자리 잡았다.
두바이공항은 하루 100개 이상의 항공사가 20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국제공항이다. 에미레이트는 장거리용 보잉과 에어버스 기단을 보유한 대표 항공사로 전 세계 140여 개 목적지로 운항한다.
지난 2년간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차례의 공습으로 항로가 영향을 받아 항공사들은 이러한 혼란에 익숙해져 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전쟁을 수행했을 당시 도하공항에서 약 2만명의 여행객이 일시적으로 발이 묶이기도 했다. 중동 지역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노선을 취소하거나 항공유 비용을 추가 지불하고 위험 공역을 피하기 위해 평소 이용하지 않는 아프가니스탄 상공을 거쳐가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중동 지역 전체에서 수시간 동안 운항이 전면 중단된 것은 이례적이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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