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부재' KIA, 선발을 돌리면 어떨까...혹시 양현종은? "신박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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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의 상식을 깨는 무대다. 한 경기, 한 이닝이 시즌 전체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카드도 꺼내 든다.
그는 "양현종이 마무리로 나서는 걸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나름 신박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은 든다"며 "투수로서 정말 많은 상황을 경험했고 큰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아는 투수다. 마무리가 절대 안 된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제구가 좋고 타자와 승부할 줄 아는 투수라는 점에서 짧은 이닝으로 끊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한 경기, 마지막 한 이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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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성영탁·이의리까지 흔들…KIA 끝내 풀지 못한 마무리 고민
올러·네일은 원투펀치 지켜야…경험·제구 갖춘 양현종, 깜짝 카드 될까

(MHN 정철우 기자)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의 상식을 깨는 무대다. 한 경기, 한 이닝이 시즌 전체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카드도 꺼내 든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더 이상 선발 투수가 중요한 경기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장면이 낯설지 않다.
애틀랜타는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서 필라델피아를 6-2로 꺾었다. 1차전을 5-3으로 잡은 뒤 2차전을 3-4로 내줬지만 마지막 3차전을 잡아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진출을 확정했다.
눈길을 끈 것은 경기의 마지막이었다.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6⅓이닝을 책임졌던 크리스 세일이 이틀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는 선발이 아닌 구원 투수였다. 시리즈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애틀랜타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공을 가진 투수를 뒤에 배치했고 세일이 승리를 지켰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도 있었다.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6차전 선발 등판 뒤 하루 만에 7차전 구원 투수로 나서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순간을 책임졌다. 단기전에서는 ‘선발은 선발, 불펜은 불펜’이라는 정규시즌의 역할 구분이 절대적인 원칙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KIA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며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는 점이다. 정해영과 성영탁이 잇달아 마지막 문을 확실하게 잠그지 못했고, 깜짝 카드로 선택했던 이의리 역시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범호 감독은 곽도규와 전상현을 경기 상황과 상대 타선에 맞춰 투입하는 사실상의 더블 마무리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둘 모두 좋은 투수다. 그러나 좋은 불펜 투수와 확실한 마무리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더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마지막 세 개의 아웃카운트가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마무리 경험이 없는 두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을 온전히 맡기는 것은 KIA에도 적지 않은 모험이다.
그래서 MLB에서 익숙해진 ‘선발의 불펜 전환’을 KIA에 대입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러의 기록은 흥미롭다. 올 시즌 투구수 1~15구 구간 피안타율이 0.125에 불과하다. 경기 초반부터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네일은 같은 1~15구 구간 피안타율이 0.305다. 단순히 투구수별 성적만 놓고 비교한다면 올러가 짧은 이닝 승부에 훨씬 어울리는 투수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KIA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올러와 네일의 선발 원투펀치라는 점이다. 불펜의 약점을 메우겠다고 가장 확실한 선발 조합을 흔들었다가 오히려 팀 전체 마운드의 장점을 잃을 수 있다. 단기전에서 강력한 1·2선발이 갖는 가치는 절대적이다. 확실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투수에게 최대한 긴 이닝을 맡기는 것이 오히려 정석에 가까울 수 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양현종이다.

수없이 많은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고 포스트시즌과 국제대회 등 큰 무대도 경험했다. 위기에서 자신의 공을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무엇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 한 이닝에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선발 로테이션 전체를 흔들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 꺼낼 수 있는 변칙 카드라는 점에서도 올러나 네일과는 접근법이 다를 수 있다.
한 구단 전력분석 팀장도 양현종의 마무리 가능성에 대해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양현종이 마무리로 나서는 걸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나름 신박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은 든다”며 “투수로서 정말 많은 상황을 경험했고 큰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아는 투수다. 마무리가 절대 안 된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제구가 좋고 타자와 승부할 줄 아는 투수라는 점에서 짧은 이닝으로 끊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진다.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이닝은 경험만으로 막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력분석 팀장은 “포스트시즌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최고조로 올라오는 시기다. 완급 조절로 버티는 투수보다 구위로 찍어 누르는 투수가 더 잘 통한다. 불펜은 더욱 그렇다”며 “오히려 제구보다 구위가 우선되는 경우도 많다. 이제 양현종은 구위형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통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양현종을 아예 마무리로 전환하는 것과 포스트시즌 특정 경기에서 마지막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정규시즌처럼 보직을 고정할 필요가 없는 단기전이라면 후자에 가까운 선택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선발 등판 일정과 투구수를 고려해 결정적인 경기에서 한 이닝, 혹은 한 타자를 맡기는 방식이다. MLB에서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돌리는 것도 결국 보직 변경보다는 ‘오늘 이 경기를 잡기 위해 가장 좋은 공을 가진 투수를 쓴다’는 단기전의 논리에 가깝다.
KIA의 고민은 그래서 더욱 깊어진다. 확실한 마무리는 보이지 않고 포스트시즌은 다가온다. 곽도규와 전상현에게 마지막을 맡기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단기전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 이범호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보직표가 아니라 꺼내 들 수 있는 카드의 숫자일 수 있다.
양현종이 KIA의 새로운 마무리가 될 가능성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너무 많은 물음표가 붙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한 경기, 마지막 한 이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선발 양현종이 아니라 ‘마지막 투수 양현종’.
지금까지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림이다. 그래서 더 신박하다. 그리고 마무리 부재에 시달리는 KIA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계산기를 두드려볼 만한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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