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뉴스' 급성장과 제2의 스카이데일리 창간...내란은 '진행 중'
스카이데일리 논조 변화 이후 창간된 한미일보, 트루스데일리
'인터넷신문' 등록 후 부정선거 음모론, 계엄 정당화 기사 반복
실효성 떨어지는 자율규제 시스템… 제도 개선 방안 고민해야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대표되는 극우적 주장들이 최근 언론 '기사' 형식으로 나오고 있다. '중국 간첩 체포' 보도를 냈던 스카이데일리가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비슷한 논조의 새 언론사들이 창간되면서 계엄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전한길뉴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지난 3월28일 1만1900명에서 8월5일 44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를 방문한 지난 4월10일 하루만에 2만8000명의 신규 구독자가 유입됐다. 유튜브 통계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6.3대선 공명선거, 투표지 접어요!”> 영상(5월28일)은 누적 조회수가 115만 회에 달한다. 8월5일 기준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약 6354만 회, 한 달 슈퍼챗 수입은 약 2400만 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극우적 주장은 그대로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은 지난달 31일 '전한길뉴스'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영상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일부 동조하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면접보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한길뉴스'는 지난 2월28일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에 등록된 인터넷신문이다. 지난 4월 '전한길뉴스 창간 기념 QnA'에 따르면 전한길씨는 언론사를 창간하게 된 이유로 “대한민국의 기울어진 언론지형을 극복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유튜브에 <안동댐 떠오른 시신? 이재명 Y중학교 교감 선생님 !>(7월18일) 등 음모론 영상을 올리고 있는 '독립신문TV'(구독자 60만 명)도 2009년 제호 '인터넷독립신문'으로 등록된 인터넷신문이다. '신의한수'(구독자 163만 명)를 운영하는 신혜식씨가 발행·편집인으로 있다.
한미일보, 트루스데일리도 각각 지난달 14일, 지난 5월22일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됐다. 두 매체는 '중국 간첩 체포' 보도 등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도했던 스카이데일리 출신들이 참여했다. 해당 보도를 작성했던 허겸 전 스카이데일리 기자가 한미일보를 창간했고 문제 보도가 나올 당시 대표였던 조정진 전 스카이데일리 대표가 트루스데일리 칼럼니스트로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난 5월 사과문을 낸 이후 논조에 변화가 생기자 칼럼진 다수가 트루스데일리로 자리를 옮겼다.
해당 언론사들의 보도는 커뮤니티로 확산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일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에서 한 누리꾼은 <트럼프가 한국인들을 한방에 계몽시키는 방법>이라는 글에서 “네이버의 최대주주가 친트럼프 미국계 회사로 변경된다면, 한미일보, 트루스데일리 등 애국우파언론만 초기화면에 노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증해도 끝나지 않는 '중국 간첩 체포' 보도
이들의 보도는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 △부정선거 음모론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한·미 관계 냉각 프레임 △중국인 혐오 조장 △기성 언론 불신 등이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중국 간첩'을 체포하기 위한 '미군 공동작전'이었다는 주장이 아직도 나온다. 스카이데일리에서 '중국 간첩 체포' 보도를 냈던 허겸 기자는 한미일보에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①] 尹 최측근 “中 간첩단 보도 사실이라고 말하더라”>, <[이제는 말할 수 있다②] “中간첩단 체포 작전은 극도의 기밀… VIP등 소수만 알아”> 등의 기사를 시리즈로 내고 있다.

트루스데일리도 지난달 29일 <[해설] 조정진·허겸 '中간첩 99명 체포' 보도는 “정당한 취재였다”> 기사에서 “현재까지 '중국 간첩단 체포' 의혹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주한미군, 미 국방부 등 당국이 모두 부인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10일 '중국 간첩 체포'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공무집행방해 및 전기통신기본법위반 혐의로 허겸 기자와 조정진 전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국과 관세협상을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I would also like to congratulate the new President on his Electoral Success)는 메시지를 남겼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승리를 'Electoral Success'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도 음모론이 번진다.
트루스데일리는 5일자 사설 <트럼프는 왜 K대선에 '선거' 대신 '성공'이라 했을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election'(선거)이라는 상징적 단어를 철저히 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선거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이라며 “'나는 이 선거에 침묵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지지층과 한국 보수진영에 암묵적으로 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와 미국 사이 관계에 의문을 던지는 기사는 반복된다. 한미일보는 지난달 16일 <[단독] “백악관·CIA, 이재명 제거 50% 넘는다”> 기사에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백악관에서 이재명을 없앨 변수가 50%가 넘는다는 것까지 들었다”는 한 목사의 주장을 전했다.
<미국을 흔드는 중국 스파이…과연 한국은 안전한가?>(7월4일 독립신문), <불법 영업 성행? 인기 유튜브 콘텐츠에 포착된 재한 중국인 사회의 실태>(7월28일 전한길뉴스) 등은 '중국 혐오'를 자극할 수 있는 기사들이다. <대한민국 언론은 침묵?!>(6월22일 전한길뉴스), <언론의 프레임에 갇힌 진실>(6월17일 독립신문) 등의 기사에선 중요한 이슈를 기성 언론이 외면하고 있다는 '언론 불신'이 강조된다.
“창간 막을 수 없어… 자율규제 시스템 고민해야”
한국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누구나 언론사 등록이 가능하다. 등록신청서, 기본증명서 등 기본적인 서류만 갖춰지면 별도의 검증 절차가 없다. 반론 취재 등 보도의 기본적인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언론의 형식으로 기사 발행이 되는 것이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언론사) 창간을 하게 되면 우선 홈페이지에 광고를 붙일 수 있다. 유튜브는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돈을 벌 수 있지만 언론사는 등록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며 “스카이데일리도 정부광고를 상당히 많이 받았다. 등록제(신고제)로 운영되는 이상 창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는 언론사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가 '등록취소심판청구' 또는 '발행정지명령(6개월 이내)' 등 폐간에 준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현저하게 침해한 경우'(신문법 22조)에 해당돼야 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하고 이러한 조치는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폐간이 되더라도 다른 이름으로 등록하면 그만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자율규제 대상이다. 위원회 심의를 거쳐 권고, 주의,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실질적인 제재 수단은 아니라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한길뉴스, 한미일보, 트루스데일리, 독립신문 등은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서약사에 해당되지도 않아 현재 심의를 받고 있지 않다.
실효성 있는 자율규제를 위해 2021년 '통합형 자율규제기구안'이 검토된 바 있다. 운영되고 있는 자율규제 기구들을 통합해 허위정보를 담거나 언론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기사에 대해선 제재금 부과, 열람 차단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율규제 결과를 포털 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와 연동해 실효성을 강화하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논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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