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두 달 살아보는건 어때?”

18개 시·군 31개 마을 ‘전남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귀농·귀촌 꿈꾸는 도시민들에 농촌에서 직접 살아보는 기회 제공
텃밭가꾸기에서 촌캉스까지 ‘시골 갬성’ 충만 …‘그린대로’서 접수
해남 백포마을에서는 그림같은 숲 속 펜션에 머무르면서 독특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해남 백포마을 풀내음 펜션 전경. <해남군 제공>

#. 해남군 현산면 백포마을. 조선의 대표적인 문인화가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 선생의 고택이 있는 마을로, 매년 문화제도 열린다.

공재 윤두서는 겸재(謙齋) 정선, 현재(玄齋) 심사정과 함께 조선 후기 삼재(三齋) 화가로 일컬어지며 우리나라 미술사의 최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윤두서 자화상’(국보 240호)의 주인공이다.
‘해남에서 살아보기’는 공재가 머무르던 집의 숨결을 느끼고 걷던 길을 따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할머니집’을 컨셉으로 한 ‘시골 갬성’ 가득한 촌캉스(촌+바캉스) 체험은 기본이다.

#. 영광 초록이마을 ‘살아보기’ 체험에 참여하면 매일 아침 집 앞에 마련된 드넓은 잔디밭을 뛰어다니거나 석창포 샴푸를 만들거나 모싯잎송편을 빚는 체험이 가능하다. 평소 키워보고 싶던 농작물 재배 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골 공동체 생활도 체험할 수 있다. 장성 별내리마을에서는 천문 체험을, 신안 임자만났네 마을에서는 통발, 무인도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일단 살아보는 건 어때?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이 직접 농촌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남 18개 시·군 31개 마을에서 진행하
는 ‘전남에서 살아보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도시민들이 섣부른 선택으로 귀농·귀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실패의 경험’을 막고 농촌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알차게 꾸며졌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저출산으로 인구 180만명이 무너진 데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감소지역(16곳)이 있을 정도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남 입장에서는 전남의 매력을 접하도록 점차 생활인구를 늘리면서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있다. 머물며 ‘살아보기’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보성 다향울림촌 마을을 시작으로 전남 18개 시·군에서 직접 농촌 생활을 경험하고 귀농·귀촌을 미리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전남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
‘전남에서 살아보기’ 사업은 귀농·귀촌을 바라는 도시민이 직접 2~3개월 거주하며 남도만의 전통문화와 생활모습을 이해하고 지역 주민과 살갑게 어울리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전남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2019년부터 시작한 대표적 전남형 정책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를 벤치마킹한 뒤 2021년 ‘농촌에서 살아보기’라는 명칭을 내걸고 전국으로 확대했을 정도다.

귀농형과 귀촌형으로 나눠 2~3개월 기간 번잡하지 않게 치유와 휴식, 농촌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숙박비와 프로그램 체험비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갖는 도시민들도 많다.

‘전남에서 살아보기’에 참여, 색다른 전남 만의 로컬 라이프를 만끽한 2778명의 참여자 중 464명(16.3%)은 곧바로 전남으로 생활 터전을 옮겼다.

만족할 수준은 못되지만 전남 관광 활성화와 생활인구 증가, 인구 유입 등의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게 전남도 판단이다. 이 때문에 ‘살아보기’ 사업에 참여하는 18개 시·군과 마을들도 참가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시골 갬성’ 가득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공을 쏟고 있다. 텃밭가꾸기는 기본, 벼농사를 비롯, 돌산갓·고들빼기·매실 등 지역별 특화 작물 재배 체험에다, 모싯잎송편을 만들어보고 국악 체험에 염전 체험도 가능하다. 할머니집 같은 푸근한 마을 공동체 체험은 덤이다.

31개 마을은 올해 손님맞이 준비를 위해 지난 11일 차별화된 체험·영농 프로그램을 최종 점검했다. 귀촌형 ‘전남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성 다향울림촌 마을은 전남 31개 마을 중 가장 먼저 지난 13일부터 참가자 모집에 들어갔고 곡성 강빛마을은 오는 20일, 담양 운수대통마을은 오는 22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관심있는 도시민은 ‘그린대로’에서 지역 여건, 마을별 숙박시설, 운영 프로그램 내용 등을 살펴보고 신청하면 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서 살아보기’는 다정함과 온정이 넘치는 남도의 인심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짧은 기간이라도 농촌에 직접 살아보면서 귀농·귀촌을 할 준비가 됐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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