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작년 대량 출몰 뒤…계양산에 포집기 100대 설치

지난해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 출몰했던 인천 계양산에서 올해도 현장 실증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관계 당국은 성충이 한꺼번에 나타나기 전 유충 분포를 살피고, 성충은 포집 장비로 끌어들여 대발생에 따른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15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립생물자원관은 다음 달 초까지 해발 395m 계양산 정상 일대에 유인물질 포집기 10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장비는 특정 향을 내는 방향족 화합물 기반 약제로 러브버그 성충을 유인한다. 애초 30대 설치가 검토됐지만, 지난해 계양산에서 개체 수가 크게 늘었던 점을 고려해 규모가 확대됐다.
정상부에는 높이 3m, 무게 200㎏ 규모의 고공 포집기 두 대도 놓인다. 특수 조명등으로 러브버그를 모은 뒤 흡입하는 장비다. 인천시는 장비 무게와 설치 위치 등을 고려해 계양산 정상 헬기장을 활용, 민간 헬기로 장비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양산이 주요 실험 공간이 된 이유는 지난해 대발생의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계양산 정상부와 등산로 일대에는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몰려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사체가 쌓이면서 악취 민원도 이어졌다. 당시 인천시는 6월29일 대발생 이후 214명을 투입해 살수와 물청소, 끈끈이 트랩 설치, 광원포집기 운영, 사체 수거 등을 벌였다. 환경부도 소속기관 인력과 청소용역, 광원 포충기 등을 현장에 보냈다.
민원도 크게 늘었다. 계양구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4년 62건에서 2025년 472건으로 급증해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올해는 성충이 대량으로 나타난 뒤 수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생 전부터 개체 수 변화와 저감 효과를 살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인천시와 국립생물자원관 등은 지난 4월22일과 지난 6일 계양산 일대에서 현장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계양산 정상부 8100㎡에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방제제를 뿌려 유충 단계에서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내용이다.
계양산 유충 분포 조사에서는 해발 300m 이상 구간에서 면적 1㎡당 300마리 안팎의 유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성충 발생 시기에 맞춰 포집 장비와 살수 드론, 끈끈이 트랩 등을 함께 활용하고, 사체 처리를 위한 별도 청소 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감염병을 직접 옮기는 곤충은 아니다. 성충은 꽃가루를 옮기고, 애벌레는 토양 속 유기물을 분해하는 역할도 한다. 다만 짧은 기간 대량으로 출몰해 주택가와 차량, 등산로 등에 달라붙으면서 시민 불편과 불쾌감을 키우고 있다.
송상호 기자 ss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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