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여~ 기본적 분석 투자법을 버려라!

[성승현의 차트로 세상 읽기]
기본적 분석 투자법의 함정 4가지
분석자료와 투자시점간 시차 있고
내재가치 수렴? 언제까지 기다리나
주관의 개입을 막을 수 없고,
공부해야할 게 너무 많아

기본적 분석 투자법이 정석?

주식투자 분석의 양대산맥이 있다. 하나는 '기본적 분석'이고, 또 하나는 '기술적 분석'이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투자의 정석으로 여겨지는 것은 기본적 분석이다. 반면 기술적 분석 투자법은 '서자' 취급받기 일쑤다. 무협지로 비유하자면 기본적 분석은 정파(正派)에 속하고, 기술적 투자법은 사파(邪派)정도라 할까.

기본적 분석 투자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측정하고 측정된 내재가치가 현재가보다 높다면 매수하여 주가가 내재가치에 수렴할 때까지 장기보유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본적 분석 투자법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특히 이는 우리 개미투자자들하고는 상극이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기본적 분석 투자법을 마치 전가의 보도마냥 숭상하며 이를 따르고 있다. 어찌보면 세뇌당한 셈이다. 투자의 방법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같은 개미투자자들에게는 맞는 투자법이 따로 있음에도 마치 맞지도 않는 옷을 강요당하는 집안의 막내 마냥 기본적 분석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섬기게 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기존의 시장 구조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전문 금융기관의 애널리스트나 투자 매니저들은 대부분 기본적 분석에 의거하여 투자를 한다. 그들은 경제분석, 산업분석, 기업분석을 통해 투자대상을 선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결정이 맞았는 지를 판단하기 위해 수많은 경제지표들, 말하자면 통화량, 물가, 금리, 환율, 국제수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

이처럼 금융권 종사자들 대부분이 기본적 분석에 치중하다 보니 시장 전체가 기본적 분석을 보다 우위에 두는 경향이 생겼다. 반면 시장에 소개된 기술적 투자자라 해봤자 대부분 개인들에 국한되어 있고, 게다가 이들 대부분이 단타 위주의 단편적 기법만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수준의 차이가 분명해졌다. 물론 기술적 투자의 영역에도 복잡한 수학공식과 통계학적 접근을 통한 퀀트투자와 같은 기법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방법은 일반 투자자들에겐 미지의 영역일 뿐이다. 접근조차 허용치 않는 영역인 것이다.

덕분에 기본적 분석은 더욱 맹위를 떨친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투자자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회계원리와 생소한 분석용어들과 열심히 씨름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이 과연 수익으로 연계될 것인지는 다음 문제다.

기본적 분석법의 함정과 한계

그러나 기본적 분석법의 한계는 명확하다. 그리고 이것은 일반 투자자들이 기본적 분석으로 투자하면 할수록 투자를 더 어렵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한다. 투자는 쉽고 간단해야 하며, 그리고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져야만 한다. 그런데 자신에게 너무 버거운 방법으로 투자하다보면 이 간단한 명제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대로 된 투자자라면 각각의 투자법이 갖는 장점도 알아야겠지만 그 한계 또한 반드시 숙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적 분석 투자법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하겠다.

첫째, 시차가 존재한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구하기 위한 재무제표는 분기마다 한 번씩, 즉 1년에 4번 밖에 발표되지 않는다. 투자자가 알고 싶은 것은 현재의 내재가치다. 이미 지나간 데이터나 자료에 의해 측정된 내재가치가 아니란 말이다.

이렇듯 가공된 정보가 최종 소비자에게 제공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흘러간 물로 밥을 지으려 하니 어찌 제대로 밥을 지을 수 있겠는가? 특히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전개되는 사회에서 말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더할 것이다.

메이저 금융사의 전문 애널리스트나 투자매니저에겐 고급 정보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반면 일반 투자자들에게 있어 제공되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며 그것마저도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정보로서의 가치가 상실된 지 오랜 경우가 많다.

실컷 제공된 데이터를 통해 기업가치를 측정해서 투자하려고 보면 주가는 이미 훨훨 날라가 고공행진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반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에 악재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들은 이를 인지하는데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를 알아채고 주식을 매도하려 해도 이미 차 떠난지 오래라 팔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주가와 내재가치의 수렴기간이 불특정하다.

내재가치가 주가보다 높은 종목을 찾아 매수한 후 무조건 기다리면 된다? 이게 기본적 분석 투자법의 메인 아이디어다. 실제로 기본적 분석 투자법의 많은 거장들이 이 방법으로 큰돈을 벌었다. 잘 알다시피 워렌 버핏 옹(翁)은 이 분야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 내재가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내재가치에 수렴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수렴되는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극단적인 예로 매우 저평가된 주식이라서 매수했더니 내가 죽기 직전에야 내재가치로 수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임종 전에야 움직이는 주식을 사서 뭐하겠는가?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하나

큰돈을 움직이는 전문 투자매니저들이야 투자스케쥴에 따라 ‘buy and holding' 전략이 가능할지 몰라도,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기약없이 떠난 이몽룡이를 기다리는 춘향이 처지가 될 공산이 크다. 소설에서는 그 기다림이 성공했지만 실전엔 변수가 많아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게다가 기업의 내재가치는 나쁘지 않은데 시장 자체가 하락장일 때가 있다. 그러면 고통이 배가되고, 의심은 증폭된다. 그럴 때마다 시장 상승론자들은 기업가치를 믿고 버티라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버티면 될지 기약이 없다. 이러면 떨어지는 주가는 현실이고, 장밋빛 미래는 잠시 고통을 잊는 진통제에 불과할 뿐이다.

셋째, 의외로 주관의 개입이 많이 존재한다.

내재가치란 기업의 미래수익을 예상하여 그것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결과물인데 이 과정에서 검증하기 어려운 수많은 가정이 필요하다. 특히 분석하려는 기업이 IT나 바이오같이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을 자양분으로 삼는 기업일 때 더욱 그러하다.

분석이란 객관성을 담보로 할 때 가치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분석하는 자의 주관적 개입이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것의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분석이 산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분석방법과 기준이 업종마다 다르고 기업마다 다르니 숫자로 나온 자료들이 매우 객관적이고 정확한 것처럼 보여도 실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분석하는 이의 주관에 따라 '이어령 비어령(耳於鈴鼻於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 되기도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기업분석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내적편향’인데, 이러면 똑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해석이 달라지게 된다. 내가 산 종목은 뭘 해도 이뻐보이고, 언제나 상승할 것 같다면 이는 벌써 나의 주관이 개입된 것이라 분석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넷째, 마지막으로 과도한 학습비용이다.

기본적 분석을 하기 위해선 공부할 것이 태산이다. 팔자에 없는 회계원리도 배워야 하고 경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식견도 갖춰야 한다. 그것 뿐이겠는가? 내가 투자하는 기업의 업종별 특성이나 산업적 특징 등에 대해서도 훤해야 한다. 물론 기업 자체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끝도 없는 공부, 어디까지 해야하나

주당순이익(EPS),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EV/EBITDA 등 어렵고 생소한 용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배워야 할 것들이 산처럼 쌓인다. 이렇게 공부한다고 해서 그게 수익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투자자에겐 이것부터가 극복하기 어려운 허들인 것이다.

투자를 업으로 삼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따로 시간을 내서 투자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정도도 아니고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되어야 한다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안색과 망진을 통해 내과적 의견서 정도는 개진할 정도가 되어야 하고, 간단한 약 정도는 처방할 정도로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한다면 선뜻 동의할 수 있겠는가? 내가 왜? 그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의대를 갔지 말이다.

이래서야 소수의 엘리트들을 위한 투자법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기본적 투자 방법은 투자의 주체 대부분이 투자 초기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그것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야할지부터 곰곰이 따져봐야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필자가 기본적 분석의 한계에 대해 장황하게 떠벌렸다 해서 기본적 분석 투자법 자체가 잘못되었다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 분석은 매우 유용하고 효율적인 투자법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투자를 함에 있어 우리가 수단으로 삼는 투자법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는 가야 하기에 이를 짚고 넘어가는 것 뿐이다.

개미투자자에 맞는 투자법을 찾아라

기본적 분석은 대부분의 메이저 기관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법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선호한다고 해서 굳이 우리 일반 투자자들이 그들의 방법을 맹목적으로 따라갈 필요가 있는가는 의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방법보다 배우기 훨씬 쉽고 간편한데다 활용 가능성이 영구적인 기법이 존재한다면 말이다.

본인 역시 주식 입문 초기 기본적 분석 투자법을 두고 수 년간 씨름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개 개인투자가가 갖는 한계는 뚜렷했다. 기본적 분석 투자법이 갖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고, 계좌수익이 늘어나기는커녕 투자 분석 자체가 버거울 뿐이었다.

아무리 좋은 투자법이라도 내게 맞지 않으면 그것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렇다면 배우기도 어렵고, 써먹지도 못하는 투자법에 매달릴 필요가 무어 있겠는가? 거듭 말하지만 주식투자는 결코 복잡해서는 안되고 단순할수록 좋은 것이다. 게다가 쉽게 배울 수 있고, 쉽게 써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투자에 왕도는 없지만 투자의 길은 여러 갈래다. 또한 남들이 다 가는 길이라 해서 꼭 그것이 맞는 길이라고도 할 수 없다. 지난 수십 년간 기본적 분석이 투자의 바이블마냥 받들여졌지만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맨 투자자들 역시 부지기수였다. 모두 다 자신에게 맞지 않은 투자방법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트 분석 투자법은 우리 같은 일반 투자가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그것은 배우기도 매우 쉽고, 써먹기도 어렵지 않다. 실제로 필자에게 이를 수료한 수강생들은 한두 달만 배우고서 바로 실전에서 써먹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만국의 개미 투자가들에게 호소한다. 이제 그 어렵고 제대로 활용도 하지 못하는 기본적 분석 투자법에서 벗어나라. 가치투자만이 투자가 아니며, 세상엔 다양한 투자법이 있음을 또한 깨달아라. 사놓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 투자라면, 살 때를 알고 팔 때를 아는 것이야말로 더욱 '고도의 투자'인 것이다.


성승현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고, 한국신용평가정보에서 수년간 자산관리 업무를 경험하였다. 10년전 주식고수를 만나 차트분석의 묘법을 사사하는 기연(奇緣)으로 지금까지 주식 및 해외선물 투자 중이다. 차트분석 전문가로서 추세추종을 통한 장기투자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