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비축' 나선 中 기업들..."美 제재 대비 차원"

"중국 기업, 삼성전자 HBM 매출의 30% 차지"
미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시 삼성전자에 큰 영향

화웨이와 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전보다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디지털시티. / 삼성전자

4일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와 바이두가 올해 초부터 인공지능(AI)에 필요한 반도체 구매를 늘리면서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 HBM 매출의 30%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기술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고, 다른 (HBM) 제조업체들의 생산량은 이미 미국 AI 기업들에 의해 예약 주문돼 있어 중국기업들의 삼성전자의 HBM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졌다"
- 노리 치우 / 화이트오크캐피털 투자 디렉터 -

현재 HBM을 생산하는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는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3사에 불과하다.

중국의 칩 수요는 최첨단 버전인 HBM3E보다 두 단계 뒤진 HBM2E모델에 집중돼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중국 내 HBM 비축 규모를 추정하는 게 어렵지만 위성 제조업체부터 텐센트, 화웨이 등 기술기업, 칩 설계 기업 호킹(Haawking) 등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양한 기업들이 HBM칩을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미국 당국이 이번 달 중으로 HBM 규제에 관한 세부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점증하는 위협 환경을 지속해 평가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와 기술 생태계 보호를 위해 수출 통제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이유로 중국에 대한 HBM 수출 통제는 경쟁사에 비해 삼성전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