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라며'…빅컷에도 오르지 않는 네카오

김인경 2024. 10. 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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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근 한 달간 0.53% 하락
카카오 역시 3.23% 내리며 '지지부진'
주주환원·경영진 자사주 매입도 주가 못 올려
실적 우려 속 "성장 매력 사라져" 지적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성장주의 대명사이자 정보통신(IT) 쌍두마차인 네카오(네이버와 카카오)가 미국의 금리 인하에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지만, 네카오의 주가는 이렇다 할 동력 없이 멈춰 있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네이버(NAVER(035420))는 최근 한 달(9월 2~10월 2일)간 900원(0.53%) 하락해 16만 820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1200원(3.23%) 내려 3만 6000원에 지난 2일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21%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했고 주주환원이라는 ‘극약’의 조처까지 한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리 인하 시기 주가에 탄력이 붙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힌다. 실제로 과거 두 종목은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미래 산업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으며 급등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풀린 지난 2020년 네이버는 한 해 동안 56.84%, 카카오는 153.75%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던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게다가 미국의 빅컷(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까지 나타난 이달이 돼도 두 종목의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4000억원을 투입해 올해 말까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지난해 발표해 3년간 추진 중인 주주환원 정책과는 별개의 건으로 총 발행주식의 1.5% 규모인 234만 7500주를 매입해 12월 31일 전량을 소각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30일 네이버는 0.59% 내렸고 10월 2일에도 0.71% 하락세로 마감했다.

카카오 역시 지난 8월 정신아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통상 고위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해당 기업 주가가 저점에 가깝다는 신호로 읽힌다. 주식을 매수한 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경영 성과를 낼 것이라는 주가 부양 의지로도 해석된다.

네카오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두 회사의 주요 매출원인 광고 사업 전망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손꼽힌다. 이에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한 보고서만 무려 29건에 달한다. 네이버도 24곳으로 집계됐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낮추며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고 주력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 등에서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네이버의 2분기 기준 매출액 성장률은 8.4%로 전년 동기(17.7%) 대비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카카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재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0.03% 증가한 1403억원 수준이다. 역성장만 겨우 면할 것이란 얘기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게임과 스토리 사업의 신작 부재, 경쟁 심화로 성장률이 둔화했고, 헬스케어나 엔터프라이즈 등 뉴이니셔티브 사업에서의 적자도 줄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실적보다는 ‘성장성’을 상실한 점이 주가 약세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IT종목들이 인공지능(AI) 시장을 선점하는 가운데, 국내 IT업체들은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실적은 잠시 주춤할 수 있다. 문제는 네이버나 카카오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인식된 두 회사의 수익모델은 여전히 몇 년 전 모델이라는 게 문제인 만큼, 차라리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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