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IT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진단하고 인재상을 소개합니다.

미국 기업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CRM(고객관계관리) 1위 기업입니다. CRM은 기업들에게 필수 용어입니다. 모든 기업들에게는 고객이 있죠. 고객은 회사가 매출을 일으키도록 해주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고객과의 관계를 잘 관리해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고객 관계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 세일즈포스의 주된 사업입니다.
세일즈포스라는 기업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기업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기업들이 고객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파트서 시작된 세일즈포스…일찌감치 SaaS에 눈뜨다
세일즈포스의 창업자 4인방 중 한 명인 마크 베니오프는 어릴때부터 '신동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PC와 게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15세의 나이에 비디오 게임 제작사인 '러비티 소프트웨어'를 설립했습니다. 회사는 게임을 판매하며 한 달 평균 1500달러(약 210만원)의 매출을 냈습니다. 이후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에 입학한 베니오프는 애플에서 인턴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졸업 후 오라클에 입사한 그는 회사에서 '올해의 루키'로 선정되며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입사 3년만인 26세의 나이에 부사장에 선임됐습니다. 당시 오라클 역사상 최연소 부사장이란 타이틀도 얻었습니다.

그는 항상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를 좋아했습니다. 하와이에서 한 오두막을 빌려 휴가를 즐기던 그는 문득 '오두막이나 숙소를 빌려 쓰듯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빌려쓰는 시스템을 갖추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오늘날 흔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고안해낸 것입니다. 그는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시켰습니다. 1999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마크 베니오프를 포함한 4명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회사를 세웠습니다. 현재 글로벌 기업이 된 세일즈포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No Software(소프트웨어는 끝났다)'라는 구호 아래 실시간으로 각종 솔루션과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SaaS를 출시했습니다. 회사는 CRM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당시 CRM 솔루션을 내는 경쟁사도 있었지만 세일즈포스는 일회성 마케팅을 넘어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평생 고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슬랙 인수로 '디지털 본사'를 구축하다
CRM 관련 솔루션들로 사업을 펼치던 세일즈포스가 크게 성장하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글로벌 협업툴 슬랙과 분석 플랫폼 태블로의 인수였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지도 서비스인 '구글 맵'을 만든 브렛 테일러를 공동 대표(CO-CEO)로 선임했습니다. 그는 메타(구 페이스북)에서 최고경영자(CTO)로도 근무하며 '좋아요' 버튼도 탄생시켰죠. 그는 세일즈포스 합류 후 2021년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큰 인수 금액이었던 277억달러(약 34조8000억원)에 슬랙을 인수하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습니다. 또 태블로와 통합 플랫폼 뮬 소프트 등을 인수할 때에도 주된 역할을 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슬랙 인수 후 7개월만에 자사의 CRM 관련 앱과 슬랙의 통합을 발표했습니다. 세일즈포스의 '커스터머 360'(세일즈포스의 CRM 제품들을 총칭하는 이름)을 슬랙 메신저 상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슬랙이 단순 협업툴에서 나아가 세일즈·마케팅·커머스·분석 등의 앱을 연결하는 디지털 본사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원격근무가 보편화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의 시대에 걸맞는 행보였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전세계 주요 국가에 걸쳐 7만7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2020년 이후 직원 수가 그 전에 비해 30% 증가할 정도로 최근 수년간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회사의 회계연도 2022년 기준 매출은 265억9000달러(약 32조원)를 기록했습니다. 회사는 국가별 실적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한국에서의 실적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마케팅·영업 필수 솔루션 클라우드로 제공
세일즈포스의 CRM 관련 주요 제품들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되는 SaaS입니다. 회사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됩니다. 고객들은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인터넷에 접속해 다양한 CRM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세일즈포스의 주요 제품은 △세일즈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마케팅 클라우드 △커머스 클라우드 △슬랙 △태블로 △넷제로 클라우드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기업이 마케팅·영업·커머스 등의 활동을 펼치는데 있어 필수적인 솔루션들로 채워져있습니다.

창업자들이 일찌감치 클라우드 기반에서 CRM 분야에 집중한 덕분에 회사는 글로벌 CRM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CRM 앱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는 매출 기준 점유율 23.8%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회사는 한국에서도 대웅제약·패스트파이브·롯데렌탈·월드비전 등 다양한 기업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국내외 기업을 통틀어 보더라도 세일즈포스처럼 CRM에 특화된 솔루션을 취급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일부 솔루션이 겹치는 기업은 있지만 CRM에 특화된 것은 아니기에 특별한 경쟁사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세일즈포스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원의 성장이 고객의 성공…거만하지 말고 공동체를 중시하라
세일즈포스의 핵심 가치 중 특이한 것은 '직원을 고객처럼 대하는 것'과 '오하나'가 꼽힙니다. 우선 회사는 고객의 성공을 위해 세일즈포스 직원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직원이 좋은 경험을 하며 성장하면 이는 곧 높은 품질의 서비스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고객의 성장으로 귀결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때문에 회사는 직원들에게 경력 개발과 관련된 조언을 해주는 내부 경력팀과 공개수업, 관리자 교육, 경력 가이드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대중 앞에서 연설을 잘하고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비영리단체인 토스트마스터(Toastmaster)에서 교육 기회를 모색하도록 권장합니다. 직원들에게 무료 이러닝 플랫폼인 트레일헤드(Trailhead)에서 다양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복리후생은 △의료·휴가 △직원 주식 구매 프로그램 △육아휴직·아동 및 노인 돌봄 등이 있습니다. 세일즈포스에는 'Better, Never Best'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항상 최고라는 생각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직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기업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의 세일즈포스의 문화인 오하나는 미국 하와이의 문화를 대표하는 개념으로 통용됩니다. 표면적으로는 '가족'을 의미합니다. 세일즈포스는 오하나에 자사 직원뿐만 아니라 파트너·고객·지역사회 구성원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1-1-1' 문화도 오하나와 연관된 것입니다. 이는 '생산 제품의 1%, 자산의 1%, 직원시간의 1%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입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기존 휴가와 별개로 연간 7일의 유급휴가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가치들은 '거만하지 않으며 공동체를 중시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재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채용할 때 자기소개서에 'I'보다 'We'를 많이 말하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조디 코너 세일즈포스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재능있는 인재들이 많은데 그만큼 자신이 남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We보다 I를 많이 말하는 사람이라면 세일즈포스에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세일즈포스 입사를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개발자와 사무직으로 나눠 필요한 경쟁력을 제시했습니다.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프로그래밍 기술 △분석적 접근방식 △의사소통 기술 △문제해결 능력을 꼽았습니다. 개발자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기술을 갖춰야 하며 고객의 요구사항을 다각도로 분석해 유용한 디자인과 소스코드로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또 중요한 기술의 복잡한 개념을 타 부서의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해줄 수 있는 능력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사무직에게 필요한 역량은 △비즈니스 분석 능력 △리더십 △기술력 △프로젝트 관리 능력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꼽혔습니다. 우선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 비즈니스 분석 능력이 요구됩니다. IT·경영진·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들과 협력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합니다. 개발자는 아니지만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수이며 경영진 앞에서 자신있게 전문용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