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천국 스웨덴, 헬멧 대신 등장한 목베개의 정체

국가별 자전거 헬멧 규범 알아보기
  • 국내 자전거 헬멧 의무 착용 법제화한 우리나라
  • 자전거와 오토바이 헬멧의 차이는
  • 목에 거는 이색 헬멧도 있어
소녀시대 유리. /유리 인스타그램

자전거 헬멧은 애물단지 취급을 자주 받는다. 생활 이동수단 용도로 자전거에 탑승한 라이더 중에 헬멧을 쓰지 않은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헬멧의 보호 효과는 크다.

행정안전부는 ‘2012년부터 5년간, 자전거 사고로 인한 응급 환자 중 머리 부상자가 약 39%로 가장 높았다’고 밝힌 바 있다. 헬멧의 착용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가별 자전거 헬멧 규정은 상이하다. 왜 오토바이와 달리 헬멧을 강제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까. 그 이유와 자전거 헬멧의 특징을 알아봤다.

◇헬멧 착용 규정은 나라별로 제각각

/플리커, 도로교통공단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헬멧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통념과 달리 2018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자전거 운전자의 헬멧 착용은 의무화 돼 있다. 자전거도로 뿐 아니라 차도나 인도에서도 적용된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가 있어 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산악자전거나 도로사이클 등 자전거를 레저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헬멧을 필수로 착용하지만, 생활형 라이더는 그렇지 않다. 장거리라도 보통 난도가 쉬운 코스를 주행하거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해서 헬멧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착용하지 않아도 벌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법이 형식에 불과한 상태다.

/플리커

해외는 어떨까. 독일,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멕시코 등 7개국은 헬멧착용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있다. 멕시코는 2010년 공영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강행규정을 폐지했다. 일부 지역이나 연령에 국한해 헬멧 의무화를 적용한 나라도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스웨덴이 그렇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국가도 있다. 호주에서는 헬멧을 미착용시 최소 약 6만원부터 최대 26만원까지 물어야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약 4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된다.

◇’에어백’이 머리를 감싸는 회브딩 헬멧

/회브딩 홈페이지

자전거 헬멧의 외관은 오토바이 헬멧보다 후두부가 덜 동그랗고 머리에 통풍구가 많이 나 있다. 자전거를 탔을 때 대체로 땀을 더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을 압축해서 만들어 무게가 150~ 300g대로 형성돼 오토바이 헬멧보다 더 가볍다.

자전거 헬멧의 기본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착용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한 물건도 있다. 스웨덴의 자전거 에어백 업체인 회브딩(Hövding)사가 제작한 헬멧은 머리가 아니라 목에 착용한다. 목에 두르고 지퍼를 채우면 되는데, 그 모습이 목베개 같다. 자동차 안의 에어백이 터지는 원리처럼 사고가 감지되면 목에 있던 에어백이 터져 머리를 보호해 주는 것이다. 반응 속도는 0.1초 정도로 매우 빠르다. 에어백에 달린 센서가 충격을 감지하는 원리다. 가격은 299유로로 약 39만원 정도다.

스웨덴은 자전거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며, 자전거 헬멧 착용이 의무화된 국가다. 회브딩 사의 헬멧은 자전거 헬멧을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보완해 스웨덴에서 인기를 끌었다.

/윤채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