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오면 유난히 마음이 산으로 향하죠. 바람은 선선해지고, 산자락마다 알록달록 물드는 단풍이 눈부시게 예쁜 계절이니까요. 땀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선선한 공기가 닿는 그 기분, 그리고 정상에 섰을 때의 짜릿한 성취감. 이 모든 게 가을 산행의 매력이 아닐까요? 이번에는 전국의 가을 단풍 명소 중에서도 풍경이 아름답고, 걷는 맛이 있는 가을 등산 코스 5곳을 소개합니다.
1. 설악산 대청봉

- 입장료: 무료
- 주차: 설악산 국립공원 주차장 6,000원
- 소요 시간: 약 14시간
가을 산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단연 양양 설악산 대청봉이죠.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답게, 그 정상에 서면 하늘이 손에 닿을 듯 가깝습니다. 길은 험하지만 그만큼의 보람이 있어요. 소공원에서 출발해 공룡능선을 지나 대청봉을 찍고 오색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체력과 인내심을 시험하지만, 정상에 닿는 순간 그 모든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오색 코스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가장 아름다워요. 특히 공룡능선을 따라 붉은 단풍잎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순간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예요.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사진이 아니라 마음에 담아야 할 장면이죠.
2. 소백산 비로봉

- 입장료: 무료
- 주차: 어의곡탐방지원센터 부근 사설주차장 10,000원
- 소요 시간: 약 6시간
충북 단양의 소백산 비로봉은 가을이면 하늘과 산이 맞닿은 듯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퇴계 이황이 ‘비단 장막 속을 거니는 것 같다’고 표현했을 만큼 그 경치는 황홀해요. 능선을 타고 올라가면 정상을 중심으로 펼쳐진 붉은 단풍의 물결이 사방을 물들입니다.
가을 산행 코스로는 어의곡 탐방지원센터에서 비로봉을 찍고 돌아오는 원점 코스가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초보자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길이라 커플이나 가족 단위 등산객에게 좋아요. 정상에 오르면 푸른 하늘 아래 국립천문대가 보이고, 밤에는 별이 쏟아지는 듯한 하늘 풍경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3. 주왕산 주봉

- 입장료: 무료
- 주차: 주산지 공용주차장 무료
- 소요 시간: 약 6시간
가을 청송은 그 자체로 그림이 됩니다. 특히 주왕산 주봉은 단풍이 호수 위로 물드는 풍경이 압권이에요. 아침 일찍 찾으면 계곡을 따라 흐르는 운무가 산을 감싸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붉은 단풍이 저수지에 비쳐 반사될 때면,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발걸음이 멈춰요.
주산지에서 출발해 가메봉과 주봉을 지나 대전사로 내려오는 코스는 단풍과 계곡, 암벽이 조화를 이루는 인기 코스입니다. 힘든 오르막 대신 완만한 구간이 이어져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하산 후에는 청송 명물인 달기약수 한 모금으로 마무리해 보세요. 미세한 탄산이 혀끝을 간질이는 그 맛이 의외로 매력적입니다.
4. 내장산 신선봉

- 입장료: 무료
- 주차: 월령교 앞 주차장 10,000원
- 소요 시간: 약 5시간
전북 정읍의 내장산 신선봉은 ‘대한민국 3대 단풍 명소’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입구부터 정상까지 붉은빛 단풍이 터널처럼 우거져 있고, 그 끝에 고즈넉한 내장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풍과 사찰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아요.
일주문-내장사-신선봉-까치봉 코스는 5시간가량 소요되며, 단풍철엔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경사가 꽤 있는 구간이 많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정읍 시내와 내장호의 풍경은 그 어떤 보상보다 벅찹니다. 걷는 내내 “아, 가을이 이렇게 아름답구나”를 수없이 되뇌이게 되는 길이에요.
5. 북한산 백운대

- 입장료: 무료
- 주차: 북한산성 입구 공영주차장 최초 1시간 1,100원
- 소요 시간: 약 4시간
서울 근교에서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을 산행지라면 북한산 백운대가 빠질 수 없습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버스 한 번이면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 덕분에, 평일에도 등산객으로 북적이죠. 그래도 이 계절만큼은 붐비는 인파마저 풍경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출발해 보리사를 거쳐 백운대로 향하는 코스는 계곡과 단풍길, 그리고 사찰이 어우러진 완벽한 가을 산책로예요.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서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도시 위로 가을 하늘이 펼쳐지는 장면은 정말 잊을 수 없어요.
가을 산이 주는 선물

등산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마주하는 시간이자 나 자신을 다독이는 여정이에요. 바람에 실린 낙엽 냄새, 능선을 타고 퍼지는 웃음소리,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사람과의 추억까지. 이번 가을엔 도시의 복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단풍이 물드는 산으로 떠나보세요.
정상에 서면 아마 느낄 거예요. “이래서 사람들이 가을 등산을 사랑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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