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아끼며 살아온 분들에게 돈을 쓰라는 말은 낯설게 들립니다. 그런데 70세를 넘기고 나면 아낀 돈보다 쓰지 못한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무엇에나 쓰라는 뜻은 아닙니다. 뒤로 미루면 되돌리기 어려운 곳 세 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몸을 지키는 데 쓰는 돈
치과 치료나 무릎, 눈처럼 당장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곳은 미루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일수록 미룬 시간만큼 비용과 고생이 함께 커집니다. 씹지 못하면 먹는 것이 줄고, 걷지 못하면 활동이 줄어 다른 곳까지 함께 무너집니다. 건강에 쓰는 돈은 소비라기보다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는 비용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다만 증상이 있으실 때는 임의로 판단하지 마시고 진료를 먼저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 쓰는 돈
밥 한 끼, 차 한 잔 값을 아끼다 보면 부르는 자리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매번 얻어먹는 자리는 상대도 부담이지만 본인이 먼저 불편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가만히 두어도 저절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남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만큼은 남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크게 쓰라는 뜻이 아니라, 내 몫은 내가 낸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시간과 체력을 아껴 주는 데 쓰는 돈
무거운 짐을 직접 나르고 먼 길을 걸어서 오가는 일에 몸을 갈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젊을 때는 몸으로 때우는 것이 이득이었지만 지금은 계산이 다릅니다. 한 번 다치면 회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훨씬 큽니다. 몇 푼을 더 내고 시간과 체력을 남기는 선택이 이 나이에는 더 남는 장사입니다. 배달, 택시, 청소 도움처럼 작은 것부터 바꿔 보셔도 좋습니다.

돈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쓸 때를 놓치지 않는 것도 노후 관리의 한 부분입니다. 특히 건강과 관계는 미룬 만큼 회복이 더디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통장의 숫자보다 오늘 하루가 편한 쪽을 한 번쯤 골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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