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데 주가는 왜···카카오, 4년 전 삼성전자 상황 '비슷'

김도영 기자 2026. 5.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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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오너리스크 있고 미래성장 동력 지적 받는 상황
삼성전자 메모리 주도 AI붐 흐름 힘입어 이후 시총 1조달러 달성···카카오에 똑같이 적용하기엔무리
사진=생성형 AI(챗GPT) 이미지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카카오가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에도 주가 방어에 실패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현재 카카오의 상황이 견조한 실적에도 주가 부진을 겪었던 2022년경 삼성전자와 닮은꼴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2026년 1분기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6%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1분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 상승을 견인한 건 톡비즈 기반 광고 매출과 모빌리티·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매출이다. 톡비즈 광고 매출액은 33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금융 광고주 중심의 수요 확대로 전체 메시지 발송량이 증가했고 메시지 상품 다각화에 따라 광고주 활용 범위가 넓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모빌리티·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약 1790억원)를 상회했다. 최근 AI 사업 집중을 위해 '군살 빼기'에 나선 카카오가 비핵심 계열사를 대거 정리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1분기는 통상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이번 1분기에는 핵심 사업 중심의 효율화가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다만 역대 최고 실적에도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전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27% 하락한 4만5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역대급 불장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으로선 카카오에서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는 많지 않다"며 "결국 시장의 관심이라는 건 새로운 사업 방향성이나 성장 기대감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기대를 만들 만한 요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년만 해도 오픈AI와의 협업 등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트래픽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 'AI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AI를 중심으로 한 그룹 차원의 방향성을 여러 차례 공언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결국 주가를 움직이는 건 기업이 지닌 비전과 그 비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캐파빌리티(capability)"라며 "카카오는 성과 없이 비전만 던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I는 캐팩스(CAPEX·설비 투자)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성과에 대한 민감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카카오톡에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결합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의견도 있다. 슈퍼앱 형태의 초개인화 서비스로 나아가려는 기존 방향성에 문제가 생기며 카카오의 AI 모델이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카카오의 현주소는 2022년 견조한 실적에도 '5만전자'라는 오명을 썼던 삼성전자 상황을 연상케 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보릿고개'로 통하는 1분기에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하며 메모리, 영상디스플레이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고른 성장을 보였지만, 주가는 하락세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그 이유로 신사업과 대형 M&A 부재, 미래 성장 동력 부족을 꼽았다.

오너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당시 시장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재 카카오 역시 김범수 창업자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범수 창업자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 항소로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벗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총수의 사법 리스크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딜레이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AI붐으로 현재는 메모리 수요가 치솟는 호재를 맞아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고 시가총액도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이는 메모리가 AI산업을 사실상 주도하다시피 하면서 생긴 전례없는 현상이며 카카오는 상황이 다르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에이전틱 AI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수익화 모델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1분기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질적인 성장을 실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며 "기존 사업의 구조적인 성장 흐름을 발판 삼아 카카오는 이제 메신저를 넘어 5000만 이용자가 쓰는 에이전틱 AI 플랫폼으로 전환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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