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젤렌스키와 통화…“북한군 전쟁 경험, 안보에 큰 위협”

젤렌스키 “북한군 전선 투입 임박…새 국면으로”
우크라 정부, 한국에 특사 파견하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북·러 협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윤 대통령은 “전황에 맞는 단계적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 군사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문제지만 6·25 전쟁 이후 현대전을 치러보지 않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얻은 경험을 100만이 넘는 북한군 전체에 습득시킨다면 우리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의 군사적 야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의 전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실효적인 단계적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무기 지원을 넘어 특수부대 파병이라는 위험하고 전례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며 “러·북 군사 밀착의 직접적인 이해 관계자인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을 조율해 나가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에 대표단을 파견해 북한군 파병에 대한 정보를 우방국들과 공유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한·우크라이나 간 활발한 정보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이 임박해 있다”며 “이로 인해 전쟁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이어가면서 한국과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정부 대표단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파견하기로 한 데 감사의 뜻을 밝히고 조만간 우크라이나 정부도 한국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러·북의 불법 군사 협력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정부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기반한 안보·인도·재건 분야 지원을 지속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우방국들과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