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도 안전해도 다 오른다”…이런 재테크는 처음이라는데 ‘무슨 일’ [뉴스 쉽게보기]

신화 기자(legend@mk.co.kr), 임형준 기자(brojun@mk.co.kr) 2024. 3. 3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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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 위치한 동상. /사진=한국거래소
요즘 주위에서 ‘누가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해 돈을 꽤 벌었다더라’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는 것 같아요. 주식, 비트코인, 금, 원자재까지 주요 자산들의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거든요. 웬만한 주요 자산 가격이 전부 오르는 이 현상을 두고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죠.

사실 원래는 주식이나 코인 같은 위험 자산이 오르면,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 자산은 내리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안전 자산, 위험 자산 할 것 없이 모든 자산이 동시에 치솟고 오르고 있어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보통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안전자산은 금, 달러 등 비교적 경기를 덜 타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자산을 말해요. 반면 위험자산은 주식, 코인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가치가 크게 널뛰는 자산을 말하고요. (물론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부르면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분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 위험자산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해요.)

보통 경기가 어려운 경우 많은 투자자가 돈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옮기기 때문에 안전자산의 가치가 올라가요. 반면 호황기에는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대로 위험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고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공식이 작동하지 않고 있어요. 위험자산인 주식, 비트코인과 안전자산인 금값이 다 같이 오르는 상황이거든요. 보통 세계 금융시장에선 돈이 한쪽으로 쏠리면 다른 쪽에선 빠져나가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한꺼번에 역대 최고치로 치솟는 게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인 거예요.
지금 어떤 상황인 거야?
|주식

지난 20일, 미국 뉴욕 증시 3대 주가지수는 나란히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어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에요.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어요. 미국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자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주가지수도 크게 올랐어요. 이날 일본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만과 홍콩 증시도 덩달아 상승했죠.

|금

금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요. 국제 금값은 지난 22일 1트로이온스(약 31.1g)당 2200달러(약 295만원)를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국내 금값도 처음으로 1g당 9만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상황이에요.

|비트코인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거래소에서 처음으로 개당 1억원을 넘어섰어요. 세계 시장에서도 7만 3000달러를 넘어서며 최고가를 찍기도 했죠.

|원자재

구리나 원유 같은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예요. 대표적인 경기 선행 지표라 ‘닥터 코퍼’라고 불리기도 하는 국제 구리 가격은 이달 중순 1t당 9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어요. 국제 유가도 오르는 추세인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올해 들어 15% 올랐어요.

왜 이렇게 오르는 거야?
① 금리 인하 전망

‘에브리씽 랠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작됐어요.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경제적 혼란을 겪으며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려 왔어요.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치면 투자나 소비가 줄어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끝내고 하나둘 금리 인하에 나서는 추세예요. 미국도 올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요. 금리(이자율)는 돈을 빌려 쓴 대가이기 때문에 ‘돈의 가격’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금리가 내려간다는 건 돈을 빌리기 쉬워진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기업이나 개인은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더 위험한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되죠.

금리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 자산 중에서도 특히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올라가요. 돈이 위험자산 쪽으로 몰리기 때문에 안전자산은 돈이 빠져나가면서 가치가 떨어지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금리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는데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까지 오르고 있어서 이례적이에요.

② 달러화 불신

금값이 오른 또 다른 이유는 달러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예요. 그런데 최근 달러화 가치가 전성기를 지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불신’ 현상이 생겼어요. 미국 정부의 과도한 부채 때문인데요. 최근 미국 정부의 부채는 100일마다 1조 달러(약 1310조원)씩 증가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요. 만약 빚이 너무 빨리 늘어서 도저히 갚기 어려운 상황이 온다면 결국 달러를 더 찍어내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달러 가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의 가격이 대신 올랐다는 분석이 많아요.

③ 지정학적 불안감

지정학적인 불안감도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어요. 역사적으로 금은 국제적인 상황이 불안정할 때 강세를 보였어요. 금은 국경이나 시대를 넘어서 화폐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인 위기가 연달아 닥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났어요. 특히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에서 금을 사재기하면서 가격을 더 끌어올렸고요. 중국처럼 주식이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신 투자하는 열풍이 불고 있거든요.

④ 전성기 맞은 비트코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건 금리 인하 기대감의 영향도 있지만, 올해 초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를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승인한 영향이 커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는 망설이던 보수적 투자자들이 이제 비트코인 ETF를 통해 주식 시장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에요.

또 상승장에서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현상도 영향을 미쳤어요. 포모를 두려워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가격을 한층 더 끌어올렸거든요.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전광판에 장중 1억100만원을 넘은 비트코인 원화마켓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이충우 기자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례적인 자산 가격 상승에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상승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고요. 아직도 많은 투자자가 ‘달리는 말’에 올라타고 있는데, 과연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을까요?

<뉴미디어팀 디그(d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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