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ECM] 상반기 IPO 2조 넘었지만…저조한 투심에 사라진 '빅딜' [넘버스]

/사진=픽사베이

국내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규모가 1년 전보다 4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2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약 경쟁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불어난 덩치에 비해 실속은 덜했다는 평가다.

특히 빅딜에 나설 것으로 보였던 대어급 기업들이 저조한 투자 열기에 상장 계획을 접으면서 아쉬움이 더욱 커진 분위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IPO를 통해 모집한 자금은 총 2조2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3756억원) 늘었다.

건별로 보면 LG CNS가 1조1194억원의 자금을 끌어간 상장이 최대 빅딜이었다. 이어 SGI서울보증보험이 1815억원을 모집한 거래가 그나마 규모가 큰 거래였다. 조사 대상 기간 IPO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이렇게 두 곳뿐이었다.

이밖에 △오름테라퓨틱(500억원) △달바글로벌(434억원) △지씨지놈(420억원) △티엑스알로보틱스(415억원) △한텍(357억원) △이뮨온시아(329억원) △에이유브랜즈(320억원) △동방메디컬(315억원) 등이 IPO 규모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신규 상장사의 공모주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경쟁률은 예전만 못해졌다. 올해 상반기 IPO 공모주에 대한 일반청약 경쟁률은 평균 724.98대1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82.13대1보다 낮아진 수치다. 기관의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같은 기간 962.64대1에서 809.86대1로 하락했다.

이처럼 투심이 잦아들면서 IPO 거래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빅딜을 예고했던 기업들이 예상을 밑도는 수요에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룬 탓이다.

이런 대표적인 기업은 당초 5월을 목표로 상장을 진행해 온 DN솔루션즈였다. 5조원의 기업가치가 점쳐지며 올해 IPO의 최대어로 꼽혀 왔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생각보다 참여가 저조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5월 상장을 예정한 곳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희망 공모가는 1만1500~1만3500원,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이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밑돌았고, 외국인투자가들의 참여도도 낮았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변화 기류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상장 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

한은은 올해 6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였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 최소 한 차례, 많게는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번에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성장률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새 정부의 방향성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소액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고, 무엇보다 집값을 잡기 위한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이 증시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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