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소래포구 다리 없는 꽃게 논란 기억하시나요?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구입한 소비자가 집에 와서 확인해봤더니 게가 죽어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사건 이후 상인들은 자정노력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 소래포구는 어떤 상황일까요? 근황을 알아봤습니다.
인천의 명소로 자리잡던 소래포구

소래포구는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서해안가의 어항이자 포구. 원래 지명은 솔애(좁은 갯가)로 이를 한자화하여 소래(蘇萊, 깨어나게 된다는 뜻)가 되었습니다. 소래포구 지역은 1930년대 염전이 생기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1974년 인천내항 준공 이후, 새우잡이 소형어선이 정박 가능한 소래로 포구를 옮기면서 새우 파시로 발전하여 수도권의 대표적인 재래어항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환경 및 수인선 협궤열차와 소래철교 등의 지역관광요소가 어우러져 2018년에는 연평균 30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곳이 되었으며, 2001년부터 관할 관청인 인천광역시 남동구청과 소래포구 축제추진 위원회의 주도하에 ‘인천 소래포구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소래포구축제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문화관광 예비축제로 선정됐고, 2010년과 2011년에는 유망축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 덕분에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올라간 인지도 덕분에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올라간 인지도는 한편으로는 바가지와 바꿔치기 같은 부도덕한 상술이 꾸준히 보도되고 지속적으로 비난을 받아 왔기때문이기도 합니다.
관광객 몰리자...바가지의 대명사로

노량진수산시장과 더불어 지독한 바가지로 유명합니다. 아예 경인 지역에서 바가지의 대명사 격인 곳으로 여기 수산시장 직원들은 수산업자가 아니라 사실상 양아치들에 가깝습니다.
이 바가지에 대한 악명은 1950년대생들이 다신 거기 안 간다고 할 정도로 오래되었으며, 인터넷 커뮤니티 시대 이후 올라오는 피해 경험담 글마다 꾸준히 달리는 댓글에서도 인천사람들이 절대 소래포구는 가지 말라고 경고해도 사람들이 도무지 안 들어먹으니 저런 배짱장사를 한다 라는 내용이 항상 보일 정도로 증오의 대상입니다.
심지어 이 지독한 호객행위는 약 30여년 전인 1990년대부터 매우 유명했습니다. 90년대에 지나가는 차를 붙잡고 하는 정도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근절된 상태로 화재 이후 리모델링을 하면서 많이 깔끔해졌고 해당 행정기관에서도 호객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지만 변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에도, 2021년에도, 2020년에도, 2018년에도, 2013년에도 아무튼 바가지 안 씌우겠다고 약속과 자정행위는 꾸준히 해 왔었습니다. 보도자료도 꾸준히 냈는데요... 역시나 바뀐 것은 연도뿐이었습니다.

심지어 50년째 무허가로 운영하는 횟집도 수십개나 되며, 단속 나올때마다 가족들끼리 돌아가며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다보니 온 가족이 전과자(...)인 경우도 흔합니다. 심지어 무허가임에도 보상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최근 꽃게 바꿔치기 사건으로 인해 또다시 바가지 논란이 일어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결국 2023년 6월에 자정대회를 열고 고질적인 바가지요금, 섞어팔기를 척결하겠다고 다짐하며 변화를 약속했었습니다.
'바가지 논란' 소래포구 '큰절 사죄'에도 "못 믿겠다"…10년 전부터 근절 다짐

하지만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소래포구 꽃게 구입 후기’라는 제목으로 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경기 용인에서 소래포구로 갔다가 암게 2㎏을 6만원에 구입했다"며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을 보면 꽃게 다리는 10개가 아니라 2∼5개씩 부족했습니다 . 다리가 1개만 있는 꽃게도 있습니다.
그는 "이 꽃게를 판매하던 상인은 ‘요즘 소래포구에서 다리 없는 꽃게 때문에 난리 났는데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했다"며 "뉴스에 나온 것이 소래포구에서 구입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억울하다고 하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인 대표들이 큰절하면서 달라지겠다고 사죄한 것을 믿은 내가 호구"라며 "암꽃게는 알도 꽉 차있다고 그랬는데 삶으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리 1개’ 꽃게 논란 이전에도 ‘꽃게 바꿔치기’로 피해를 봤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소래포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글쓴이는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구매했지만,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다리가 떨어진 꽃게로 바뀌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올들어 지역축제 바가지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꽃게 바꿔치기’ 사건으로 소래포구는 집중포화를 맞았습니다.

상인들도 심각성을 인지했습니다. 지난달 12∼14일 2박 3일간 위법 행위 근절 교육을 진행하고 마지막 날 자정대회를 열어 호객 행위와 바가지 척결을 외쳤습니다. "바가지를 다시는 안 씌우겠습니다"며 엎드려 큰절을 올리고 사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일부 상인의 문제라는 항변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엎드려 큰절하는 기사에는 "쇼하고 있다" "악어의 눈물" "바가지 씌우고 사과하고 또다시 바가지" 등 사과와 사죄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댓글이 쇄도했습니다.
상인들은 과거부터 굳어진 바가지 꼬리표 탓에 과도한 비난을 받는다고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다리 없는 꽃게 논란' 그 후… 지금 소래포구는

실제 저런 퍼포먼스를 하면서도 멀쩡했던 꽃게 다리가 사라진 사건은 하자가 아니라고 열심히 언플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꽃게 다리는 사실 값어치가 없고 꽃게는 내장과 살이 많은 몸통이 값어치가 있으니 하자가 아닌게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본질을 흐리는데 소래포구의 문제는 바꿔치기를 합니다.
실제로 살때 멀쩡히 10개 다 붙어있던게 집에가서 확인하니 다리가 없다는 증언이 수두룩하고 다리 개수에 따라서 가격이 다릅니다. 당연히 이런 궤변은 대중들에게 씨알도 안먹히고 오히려 소래포구의 이미지만 더 나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언론, 커뮤니티, 유튜브에 퍼지는 바람에 2023년 8월 소래포구 풍경은 휴가철임에도 문 닫은 점포가 많아 처참하기 그지없다며 이젠 완벽히 망했다는 영상이 유튜브에 몇개 올라왔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과응보다..잘됐다" ,"절대 안바뀌는 곳입니다..국민들 호구로 본 댓가를 똑똑히 보여줘야합니다..그래야 국민들.손님들 귀한지 압니다..절대 가지마시고 계속불매합시다" ,"양심적인분들 한테는 죄송하지만 또 한번 넘어가고 용서되면 달라지지 않을꺼라 봅니다 소래포구는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 . 명언입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천 남동구청과 상인회에서는 축제, 송년의 밤 행사, 스케이트&썰매장 개장 등 각종행사를 기획하고 인천대공원-소래습지공원-소래포구 관광벨트 조성, 공영주차장의 확대, 어시장의 현대화, 새우타워 건설 등으로 방문객의 증가를 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그간 힘들었던 상인들의 초조함도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눈 가리고 아웅은 불가능합니다. 손안에서 모든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스마트폰 세상에서 바가지라니, 한탕 벌면 그만이라는 상인의 착각입니다. 그 렇게 했다간 평생 장사를 못 할 수도 있습니다.
비공식 지역 축제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값이 브로커가 개입한 높은 자릿세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도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올해와 내년은 정부가 지정한 ‘한국 방문의 해’입니다. 특히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통 큰 계획을 세웠습니다. 부디 K바가지라는 조롱 어린 신조어가 ‘언제 그런 말이 있었냐’는 듯 흔적 없이 사라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