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아빠의 춘마 후기
내 나이 마흔둘..
여섯달 전, 아들 운동시키려 같이 뛰게 된 걸 계기로
러닝붐에 뛰어 들었는데
오히려 아들내미보다 내가 더 빠지게 되었다..
10k 대회.. 9살 쪼그만 우리 아들이 어른들 사이에서
힘듦을 이겨낸 뒤에 얻는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해주어서
나 또한 더욱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은 취미를 더 열심히 해봐야겠단 생각에
더운 여름에도 조금씩 더 달리기 시작했고
서울레이스에 첫 하프 도전
1시간38이란 과분한 기록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초보일수록 겸손해야하는법이지만
자만심 반, 도전 반 의 마음으로 어제 춘천 풀코스에 도전하였으나..
lsd 한번 하지 않고 감히 도전했던 나는
두시간 가까이 지옥을 경험하게 되었다.. ㅜ
나의 몸과 다리는 하프까지 가뿐했으나
거짓말 같이 하프 이후부터 무거워지기 시작하고
엉덩이 무릎 종아리 발목 모든 부위가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만 포기할까 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조금씩 지배하고
"처음은 원래 힘들어 포기해" 라고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에 넘어갈때마다
대회 전날 밤 아들의 "아빠 완주 잘하고 와! 화이팅!" 이란 응원 한마디가
내 머릿속의 악마를 이겨내주고 있었다..
자봉하는 어린 친구들의 응원을 들으면서
우리 귀염둥이 아들도 떠오르고
더더욱 힘을 내고 그렇게 끝까지 달려보았다..
끝나고 병원을 가도 좋다.
우리 아들에게 포기하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테다.
나 스스로에게, 내가 먼저 포기하는 모습은 없다를 되뇌이며
그렇게 완주를 하게 되었다..
피니쉬 라인이 보였을때
내 마음은 우사인볼트 마냥 달렸으나
피니쉬 영상을 보니 조깅하고 있었네.. ㅜ
결과는 3시간49분..
아들과 함께 찾게된 나의 40대 취미생활 마라톤.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우리아들에게 뿌듯하게 얘기할 수 있어 좋다..
뛰는내내 정말정말 괴로웠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크다 생각된다..
좋은 대회 열어주신 춘천마라톤 운영진들께 감사하고..
러닝 관련 유용한 정보들 많이 공유해주는 우리 러닝갤러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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