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에 빠진 40대여성...뚜껑 열어둔 병원은 “앞을 똑바로 봐야”

고득관 2022. 11. 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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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광주의 한 도로에서 뚜껑을 열어놓은 하수도에 40대 여성 A씨가 빠져 발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당시 사고 장면이 찍힌 VCCTV 화면. [출처 : 연합뉴스]
광주의 한 대형병원이 정비작업을 위해 뚜껑을 열어둔 하수도에 행인이 빠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고 책임이 있는 병원측은 오히려 앞을 제대로 보지 않은 잘못도 있다며 행인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경 광주광역시의 한 병원 인근 도로에서 산책 중이던 40대 여성 A씨가 하수도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오른쪽 다리가 무릎까지 빠지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 사고로 발등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의 진단을 받았다.

당시 하수도는 뚜껑이 열린 상태였다. 당시 현장에는 안전콘 하나만 놓여있었을 뿐이었다. 청소를 하기 위해 뚜껑을 열어놓은 채로 작업자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사고가 벌어졌다.

하수도에는 뚜껑이 열려 있었지만 얇은 철망으로 덮여져 있었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면 큰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15일 40대 여성이 빠진 하수도의 모습. 청소 작업을 위해 뚜껑을 열어놓았으나 철망이 있어 얼핏보면 위험해보이지 않는다.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출처 : 연합뉴스]
사고 피해자 A씨측은 병원측의 부당한 사고 조치와 미진한 보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당시 사고가 벌어졌을 때도 병원은 A씨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119를 부른 것도 아니었다. 피해자의 전화를 받고 달려온 남편이 병원으로 환자를 옮겨 엑스레이를 찍고 수술까지 했다.

남편 B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장은 ‘우리가 빠지라고 했냐’면서 앞을 똑바로 안 보고 다닌 게 문제라며 아내의 과실도 있다고 주장했다”며 “병원은 우리가 항의하자 처음에는 치료비와 위로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의료공단으로 넘길 테니 알아서 하라고 말을 바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장은 “우리의 과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료공제조합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려고 한다”며 “환자가 안전 콘을 보지 못한 부분도 잘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 콘도 놔뒀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죄송하고 안타깝다. 환자의 보상에도 최선을 다해서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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