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쿠바 최고층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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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지난해 3월 수도 아바나 중심가에 개장한 42층 높이의 건물 'Torre K-23' 호텔이 그 주인공.
'42층이 무슨 초고층'인가 싶지만, 쿠바는 1950년대 지어진 37층 건물이 70년가량 최고층 지위를 누려왔다.
밤마다 환히 켜진 호텔 불빛은 정전에 캄캄한 주변 빈민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쿠바 불평등'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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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지난해 3월 수도 아바나 중심가에 개장한 42층 높이의 건물 'Torre K-23' 호텔이 그 주인공. '42층이 무슨 초고층'인가 싶지만, 쿠바는 1950년대 지어진 37층 건물이 70년가량 최고층 지위를 누려왔다. 5성급인 호텔은 594개 객실과 파노라마 스카이바 등 고급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화려한 외관과 달리 출발부터 논란의 중심이었다. 쿠바 정부는 2018년 관광산업 부흥을 내걸고 추진했다. 문제는 사업비 전액을 외자 유치가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충당했다는 점이다. 총사업비는 최대 5억6500만달러(약 8400억원)로 추정된다. 식량과 의약품 부족, 만성적 전력난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국민 세금은 병원과 전력망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유리 외벽 설계로 냉방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둥 기술적 지적도 빗발쳤다. 쿠바 공산당 정부가 허세를 보이기 위한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개장 이후 운영 실태는 더 냉혹했다. 미국 제재로 관광객 유입이 급감하며 손님이 거의 없는 '유령 건물'로 전락했다. 1박 객실 요금이 140~320달러로 평균 월급이 20~30달러에 불과한 현지인들은 이용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밤마다 환히 켜진 호텔 불빛은 정전에 캄캄한 주변 빈민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쿠바 불평등'의 상징이 됐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개장 1년 만에 이 호텔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2개월째 끊기며 아바나 전역이 장기 정전에 빠졌다. 쿠바는 쓰레기 수거 차량까지 원료 부족으로 운행하지 않자 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호텔은 자체 발전기가 있지만 이마저 연료 부족으로 멈췄다. 현재로선 재개장 시점조차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 행사에서 "내가 쿠바를 자유롭게 하든, 차지하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쿠바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혁명의 나라' 쿠바의 운명도 이제는 트럼프의 손아귀에 달린 신세에 처했다.
[서찬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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