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운아나텍, 수익 견인한 'OIS'…글로벌 전장시장 공략 본격화
반도체 팹리스 기업 동운아나텍이 올해 주력인 손떨림방지 칩(OIS IC) 제품을 앞세워 매출 볼륨 회복에 나섰다. 내년 해외 자동차 전장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목표로 해외 지사 설립과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강화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연구인력을 늘리고 임상 신청 준비를 진행 중이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107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연 매출 1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헤일로 기술 이전료를 반영한 것과 달리 올해는 순수 실적만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만큼 향후 지속적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앞서 1분기에는 사상 최대인 341억원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동운아나텍의 매출 확대에는 OIS IC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OIS IC는 스마트폰 적용을 플래그십부터 보급형 모델까지 채택이 확대됐다. 해당 제품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 사진, 영상 촬영 시 발생하는 손 떨림 현상을 방지한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웨이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매출 볼륨을 키웠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탑재한 'AI-powered OIS'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존 시스템 제어 방식인 'PID 알고리즘' 대신 딥러닝 강화 학습을 거친 기술로 시스템을 제어하는 'AI 컨트롤러'를 적용한다.
동운아나텍은 최근 전장부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2년 현대차 최고급 모델인 제네시스에 차량용 햅틱 드라이버 IC를 공급하며 전장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현대차, 기아 다양한 자동차 모델로 제품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 햅틱은 사용자가 화면의 촉감, 힘, 진동을 느끼도록 감각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최근 자동차의 디지털화에 힘입어 제네시스 외에도 그랜저, 카니발, 쏘렌토, K5 등으로 장착을 늘리고 있다.
전장사업은 내년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전장부품 업체 ‘발레오’에 공급한 햅틱 IC는 벤츠와 BMW, 재규어 등의 2025년형 전동 차량에 들어간다. 기존 햅틱 IC 외에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전력관리반도체 집적회로(PMIC)를 비롯해 차체 제어 집적회로(IC), 마이크로콘트롤러유닛(MCU)용 PMIC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아울러 동운아나텍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에 거점이 되는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 지사를 설립했다. 기존 미국과 일본 지사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 공급을 목표로 전문가 영입 등에 투자했다. 일본에서도 햅틱과 소형 DC 모터 전문가를 현지 법인의 고문으로 영입했다.
동운아나텍은 미래 먹거리로 추진 중인 타액 기반 혈당측정기 '디썰라이프(D-SaLife)' 신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2017년 헬스케어TF팀을 발족한 이후 타액 기반 혈당측정기 개발을 진행했다. 그간 서울성모병원에서 탐색임상을 진행하며 유의미한 수치를 확인했다. 혈당측정기는 당초 측정을 진행하는 전극의 재료를 금으로 썼지만 가격과 수급 불안정성을 이유로 추가 개발을 진행해 카본 소재로 교체했다. 식전은 물론 식후에도 타액에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동운아나텍은 내년 하반기 디썰라이프 출시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임상 신청에 필요한 과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8월 체외진단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도 받았다. 임상에 필요한 과정을 보강하기 위해 AI 전문가 영입 등 투자도 진행했다.
내년에는 중국과 인도,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운아나텍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세계 혈당측정기(24조원)와 연속혈당기(CGM) 시장의 규모는 40조원에 육박한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