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맛 내려고 넣었는데..." 신장에 부담 주는 줄 몰랐던 식재료

된장국이나 어묵탕을 끓일 때 냄비에 검은 조각 하나를 넣으면 국물 맛이 금세 깊어집니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았다는 생각에 멸치와 함께 넉넉히 넣고, 오래 끓일수록 몸에도 좋을 것이라 여깁니다. 끓인 뒤 다시마만 건져내면 영양은 남고 부담되는 것은 사라졌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떨어져 칼륨을 제한하는 사람에게는 건더기보다 국물 속으로 빠져나온 성분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식재료는 바로 다시마입니다.

다시마는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과 여러 무기질을 품은 해조류이며, 그중에는 칼륨도 포함돼 있습니다. 칼륨은 신경과 근육, 심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영양소이므로 건강한 사람이 무조건 피해야 할 성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남은 칼륨을 소변으로 충분히 배출하지 못해 혈액 속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만성콩팥병이 진행된 사람, 특히 투석 중인 환자는 검사 결과에 따라 칼륨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몸에 좋은 해조류라는 평판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섭취법을 허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른 다시마가 뜨거운 물을 만나면 단단했던 조직이 불어나면서 감칠맛 성분과 무기질 일부가 국물로 이동합니다. 해조류를 불리고 끓이는 과정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칼륨과 요오드 등 여러 성분이 조리 과정에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시마를 건져 버려도 냄비 속 물까지 버리지 않는다면 녹아 나온 성분은 국과 찌개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옵니다. 혈액 속 칼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근육이 힘없이 처지거나 심장 박동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고칼륨혈증은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태가 됩니다. 칼륨 제한을 받은 사람이 진한 다시마 육수를 여러 그릇 마셔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더 큰 함정은 다시마 육수에 간장과 된장, 국간장, 소금까지 더해진다는 점입니다. 칼륨뿐 아니라 나트륨이 많은 국물을 자주 마시면 혈압과 부종을 관리해야 하는 콩팥병 환자에게 부담이 겹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신부전 환자에게 소금을 줄이고, 국이나 찌개의 국물 섭취를 제한하는 저염 식사를 권합니다. 다시마를 오래 끓여 맛을 진하게 낸 뒤 짠 양념을 추가하면 ‘건강한 천연 육수’가 오히려 전해질과 수분을 관리하기 어려운 음식으로 바뀝니다. 문제는 다시마 한 조각만이 아니라 진하게 우려 짜게 간한 국물을 끝까지 비우는 습관입니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고 별도의 칼륨 제한을 받지 않았다면 국물에 다시마를 조금 사용하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면 혈액검사에서 칼륨이 높았거나 만성콩팥병·투석으로 식사 처방을 받은 사람은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의 양을 임의로 늘리지 말아야 합니다. 육수가 필요하다면 다시마를 작은 조각만 사용하고 진하게 오래 끓이지 않으며, 국물은 적게 담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칼륨을 줄이려고 불리거나 데친 물을 사용했다면 그 물을 육수로 재활용하지 말고 버려야 합니다. 어떤 식품을 얼마나 제한할지는 콩팥 기능과 투석 방식, 혈액검사 수치에 따라 달라지므로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의 지침이 우선입니다.

다시마는 콩팥을 망가뜨리는 독성 식재료가 아니라, 몸의 상태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 식품입니다. 몸에 좋다는 말만 믿고 큰 냄비에 여러 장을 넣는 것보다 현재 자신의 칼륨 수치를 아는 일이 먼저입니다. 국물을 절반만 남겨도 나트륨과 수분 섭취를 줄일 수 있고, 파와 마늘·후추·식초 같은 재료로 향을 살리면 짠맛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습니다. 오늘 냄비에 다시마를 넣기 전에는 가족 중 콩팥병으로 식사 조절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한 번 떠올려 보십시오. 맛을 진하게 만드는 한 조각보다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 그릇을 선택하는 습관이 콩팥을 오래 편안하게 지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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