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한국에 잠든 유엔군들을 기리다…'그대는 아직도 여기에'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도 74년이 됐습니다.
당시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작은 나라, 한국을 돕기 위해 전 세계 16개 국가에서 유엔군 용사들이 참전했는데요.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현정 과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과장님, 어서 오세요.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유엔군 참전 74주년인데요.
70년이 넘는 세월을 담은 이번 전시, '그대는 아직도 여기에' 어떤 배경에서 마련됐습니까?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이번 전시는 특별히 7월 27일에 맞추어 개막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날이 6.25 전쟁을 멈춘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이고, 또한 이 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하는 의미로 전시를 마련하였습니다.
전시 제목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전쟁이 끝난 지는 70년이 지났으나,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전히 한국에 잠든 유엔군 참전용사를 추모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대는 아직도 여기에'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파견된 참전 용사들의 이야기가 이번 전시에 어떤 방식으로 담겨 있을까요?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유엔군 참전용사 한 분, 한 분이 우리에게 '빛'과 같은 소중한 존재였다는 점을 전시 전체에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재한유엔기념공원이 설치된 배경과 그 의미를 비중 있게 다루고, 기념공원의 상징적 요소를 전시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전시 도입부에 전몰장병의 이름을 새긴 추모명비를 세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6.25 전쟁 당시 한국을 도운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이게 7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보니까, 참전용사들의 흔적 모으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았는데 어떻습니까?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내에 참전용사에 관한 자료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개관 이후 꾸준히 유엔군 자료를 수집해 왔고, 이번 전시에 유엔군 서명 태극기, 참전용사 편지, 유엔군 마크가 있는 스카프 등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튀르키예로부터 직접 기증 받은 참전용사들의 군복과 일기 등도 함께 전시하였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거의 외부 반출이 되지 않은 전쟁 당시 의료지원부대 활동과 관련된 '초기 인사기록 대장'을 출품해 주셨습니다.
재한유엔기념공원으로부터는 사진과 영상자료 등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화면에도 좀 나왔지만 물건부터 영상까지 상당히 풍부한 자료가 전시돼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유엔군 전투 하면 인천상륙작전부터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밖에도 좀 기억해야 할 전투들이 있을까요?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인천상륙작전은 많은 분들이 아시듯, 6.25 전쟁의 판세를 바꾼 결정적 전투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유엔군의 희생이 가장 많았던 전투는 유엔군과 중국군 사이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입니다.
대규모의 중국군의 참전으로 유엔군은 남쪽으로 후퇴하게 되는데, 이때 영하 40도의 혹독한 추위는 전투의 참혹함을 더하게 했습니다.
장진호 전투에서 고통받았던 유엔군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영하 40도라니 정말 상상이 가지 않는 참 참혹한 장면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이번 전시에서는 3가지 정도 눈여겨 봐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16개국 전투부대입니다.
유엔 엠블럼을 활용한 세계 지도 위에 16개국 참전용사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였습니다.
그 다음은 의료지원부대입니다.
유엔군하면 군대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웨덴 등 6개 나라에서 의료지원부대를 파견하여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구호 활동에도 나섰습니다.
특히 전쟁 이후까지 지속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의료 활동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세워지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재한유엔기념공원입니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영구히 추모하기 위해 설치된 기념공원의 분위기를 전시실 내의 영상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그동안 전시회에 찾아주신 관객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6.25 전쟁 당시 여러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를 도왔는지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는 의견과 함께 '아리랑'을 기억하고 따라 부르는 유엔군 참전용사의 영상 그리고 유엔묘지에 잠들어 있는 참전용사의 사연을 읽으며 가슴 뭉클했다는 의견이 참 많았습니다.
또한 가족이나 지인이 6.25전쟁에 참전했던 외국인 관람객분들은 대한민국이 유엔군 참전용사를 잊지 않고 이런 전시를 해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주시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전시에 관심이 있는, 그리고 앞으로 찾아와 주실 관람객들에게 혹시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김현정 과장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수많은 유엔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기억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 관람객들에게는, 한국이 70년 전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을 지금도 추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참전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한국과의 유대감이 깊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서현아 앵커
아픈 역사지만 이 역사를 통해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소중함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과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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