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VC 리스크 점검] 안정적 실적 HB인베스트먼트,주주친화 정책 강화

/사진 제공=HB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털(VC)인 HB인베스트먼트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코스닥 상장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실적과 시가총액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규제 강화에 따른 부담은 적은 편이지만, 올해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 만큼 상장VC로서 지속적인 주가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건전화를 위해 상폐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상장사가 상폐되는 시가총액 기준은 현재 40억원에서 2028년까지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매출요건 또한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순차 적용된다. 시가총액 600억원 이상일 경우 매출요건 미달에 따른 상폐는 면제된다.

HB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1세대 VC로 지난해 1월 코스닥에 입성해 상장 2년 차를 맞았다. 2021년부터 이미 매출 100억원을 넘겼으며, 최근 3년 연속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 상폐 요건에서는 자유롭다.

구체적인 매출은 2022년 159억원, 2023년 205억원, 2024년 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에는 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93억원, 2023년 106억원, 2024년 65억원 등으로 안정적이다.

견조한 실적은 매년 조합관리보수와 성과보수가 뒷받침하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의 현재 운용자산(AUM)은 약 7000억원으로 매년 70억원 이상 관리보수를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700억원 가까운 펀드레이징을 달성해 4개 신규 펀드를 결성했다. 올해도 신한자산운용이 주관한 혁신산업펀드 소형 부문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확보해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펀드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올 4월에는 사모펀드(PEF) 본부를 출범시켰다. 당시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가능하면 연내 딜을 실시하고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PE 운용까지 보폭을 넓히면서 향후에도 적극적인 AUM 확장과 함께 관리보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성과보수도 꾸준히 수령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청산한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34%에 이른다. 지난해 성과보수는 41억원에 달했다. 올해 역시 5개 펀드가 만기를 앞둔 가운데, HB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일부 펀드의 IRR은 최대 20%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장 VC로서 지속적인 주가관리와 주주환원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HB인베스트먼트의 시가총액은 18일 종가 기준 598억원을 기록했다. 상폐가 면제되는 매출 요건이 시가총액 600억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실적을 유지하며 주가를 부양해 시총을 안정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 HB인베스트먼트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현금성 이익의 20%를 배당에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로도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이행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보통주 1주당 200원, 총 5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성향은 89.81%, 시가배당률은 12% 이상으로 코스닥 상장사 평균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말 1500원대로 떨어졌던 주가는 올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200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앞으로도 고배당 기조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기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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