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코앞인데 ‘탄저병 기습’…경남 단감농가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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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농사 지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최근 경남 진주시 문산읍에서 1만6525㎡(5000평) 규모로 단감을 재배하는 차태선(64·삼곡리)씨는 "추석 전에는 멀쩡하던 감들이 순식간에 확산하는 탄저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병반이 나타난 감을 솎아내다 남는 감이 없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9월말까지 지속된 30℃를 훌쩍 넘는 폭염과 잦은 비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해 경남지역 단감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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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단감 주산지 모두 탄저병 급속 확산
지난해 이어 또다시 생산량 직격탄 전망
“정부·지자체 ‘이상기후 대응책’ 마련 절실”
“30년 농사 지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최근 경남 진주시 문산읍에서 1만6525㎡(5000평) 규모로 단감을 재배하는 차태선(64·삼곡리)씨는 “추석 전에는 멀쩡하던 감들이 순식간에 확산하는 탄저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병반이 나타난 감을 솎아내다 남는 감이 없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9월말까지 지속된 30℃를 훌쩍 넘는 폭염과 잦은 비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해 경남지역 단감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탄저병에 걸린 단감은 표면에 흑갈색의 반점이 나타나고 이후 병이 진행될수록 감염부 표면이 함몰되고 병반 위에 포자층이 생긴다. 이로 인해 단감이 물러지고 병반도 커지면서 생산성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최근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가 진행한 경남지역 단감 탄저병 발병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말 기준 탄저병 발병률은 2~5% 수준이었으나, 9월말 11~14% 수준까지 증가했다. 10월 현재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실정이다. 단감연구소 관계자는 “대부분 농가가 방제에 신경을 많이 써서 8월말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9월 이후에 비가 많이 오고 기온도 내려가지 않으면서 뒤늦게 탄저병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 추세라면 피해 수준이 작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과실이 성장해야하는 9월 내내 불볕더위가 이어진데다 10월까지 비가 자주 오면서 탄저병이 무서운 속도로 번졌고, 남아 있는 단감도 성장이 더디다”며 “보통 2000상자 정도 수확을 하는데, 올해는 300~400상자나 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주산지인 창원지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창원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단감농가 2600여곳의 탄저병 발병률은 10% 정도다. 하지만 이 발병률은 향후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상득 동읍농협 조합장은 “아직까지는 지난해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10월 하순에도 비 예보가 많아 추가적인 탄저병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효도 북창원농협 조합장도 “추가 방제가 어려운 본격 수확기를 앞두고 전체의 10%를 훌쩍 넘는 단감에서 탄저병 병반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 농가 등 산지 관계자들이 난감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창원시 등은 탄저병 추가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기술지도를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최명한 창원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병든 가지나 과실이 눈에 띄면 그 즉시 제거하는 것도 피해 예방에 중요하다”며 “센터에서도 탄저병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지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조규석 진주문산농협 조합장은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농가들이 영농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번 햇볕데임(일소)·탄저병 피해에도 행정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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