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은 깨끗한데 목에는 이물감"…‘매핵기’를 아시나요
위산 역류·근육 긴장 등 얽혀
‘반하’ 등 맞춤형 한약 치료로
위장·자율신경 함께 치료해야

일상생활 중 문득 목에 사탕 껍질이나 머리카락이 걸린 듯한 이물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뱉으려 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 답답함에 큰맘 먹고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점막은 깨끗하니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혹은 "가벼운 식도염이네요"라는 진단뿐이다.
환자는 분명히 답답해 죽겠는데, 약을 먹어도 그때뿐이고 원인이 그저 마음에 있다는 진단은 때로 더 큰 무력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특히 40~50대 중년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이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째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곤 한다.
이처럼 검사상 큰 이상이 없음에도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지속되는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매핵기(梅核氣)'라고 부른다. 매실 씨앗(梅核)이 목에 딱 걸려 있는 듯한 기운(氣)이라는 뜻이다. 흔히 스트레스성이나 기분 탓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는 우리 몸의 위장 기능 저하와 신경 긴장이 맞물려 나타나는 명백한 신체적 신호다. 이에 이준학 태영명가한의원 원장으로부터 '매핵기'에 대해 들어본다.
◇매핵기 주요 증상은
매핵기가 발생하는 첫 번째 원인은 바로 목 주변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다. 사람이 극도로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목과 어깨 근육이 꽉 조여진다. 이때 식도 주변의 미세한 평활근들까지 수축해 통로를 물리적으로 압박하게 되고, 뇌는 이를 '이물질이 걸려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여기에 불을 지피는 두 번째 원인이 바로 '위산 역류'다. 스트레스로 위장의 운동성이 떨어지면 음식물이 정체되고 가스가 발생하면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이 역류한 위산이 인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우리 몸은 점막을 보호하기 위해 목 주변 근육을 더욱 강하게 수축시킨다. 내과에서 위산 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해도 일시적일 뿐, 약을 끊으면 다시 목이 답답해지는 이유가 바로 굳어버린 위장의 운동성과 근육의 긴장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핵기 치료방법은
매핵기는 단순한 소염제나 일시적인 위산 억제제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꽉 조여진 식도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키고, 위장의 운동성을 살려 위산 역류를 막으며, 과민해진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통합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약재가 바로 '반하(半夏)'이다. 반하는 한의학에서 위산이 역류하듯 비정상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기운을 아래로 안정시키고, 목과 위장에 끈적하게 정체된 불필요한 노폐물(담음)을 삭여 없애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반하를 중심으로 환자의 체질에 맞게 조절된 한약은 위장의 펌프 기능을 되살리고 뻣뻣해진 목 근육을 말랑말랑하게 풀어주어 지독한 이물감을 해소해 준다.
이준학 태영명가한의원 원장은 "매핵기는 성격이 예민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며 "단지 삶의 무게와 스트레스를 묵묵히 견뎌내는 과정에서, 저하된 위장 기능과 억눌린 긴장이 '목'이라는 통로로 집중된 결과일 뿐, '신경성이니 참아라'는 말에 홀로 병을 키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매핵기는 몸이 지금 너무 긴장하고 지쳐있으니 도와달라고 보내는 정직한 구조 신호"라며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침 치료와 저하된 위장·자율신경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약 치료를 병행한다면, 오랫동안 목을 조여온 답답함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도움말/이준학 태영명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