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금리인하기 저신용자 대출 '보수적'…"건전성 악화"

/사진 제공=저축은행중앙회

미국발 금리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저축은행·카드사 등 국내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고 있다. 그러나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자 대출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실정이다.

통상 금리인하기에는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저신용자 대출의 문턱이 낮아지지만, 2금융권이 저신용자의 연체율과 경기악화를 우려해 리스크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의 자금조달 비용인 정기예금 1년물 금리는 지난해 2월 말 연 3.72%에서 올 2월 말 3.05%로 하락했다. 자금조달 비용이 줄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해준 저축은행(가계신용대출 취급금액 3억원 이상)은 지난해 2월 말 31곳 중 15곳에서 올 2월 말 30곳 중 14곳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카드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을 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2월 말 연 3.876%에서 올 2월 말 2.969%로 떨어졌다. 여전채 금리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다.

그럼에도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현대) 가운데 저신용자에게 카드론을 실행한 회사는 지난해 2월 말 5곳에서 올 2월 말 6곳으로 1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저신용자의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데다 경기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2금융권이 스스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비은행금융기관(제2금융권)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들은 올 1분기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출태도의 경우 카드사는 중립, 그외 업권은 강화 기조를 나타냈다.

신용위험은 대부분의 업권에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부동산 관련 대출 등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2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기본적으로 가계대출 시 기대수익보다 예상 연체율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서민경제가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저신용자의 연체율 등을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연체율이 높아 건전성이 안 좋아지는 문제가 있어 공급 측면에서 수위조절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금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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