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블랙홀’된 기본소득 시범지역… 위장전입·재정건전성 우려 커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이 '인구 블랙홀'이 됐다.
인근 지역 인구를 흡수하면서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가 증가한 반면, 주변 지자체는 인구 감소세가 더 빨라진 것이다.
이 외에도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경남 남해 등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자체 모두 주민등록 인구가 2%대 증가를 기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범지역도 재정 부담 확대에 인구 유입 부담 느껴
위장전입 가능성도 제기… 지자체 대책 마련 고심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이 ‘인구 블랙홀’이 됐다. 인근 지역 인구를 흡수하면서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가 증가한 반면, 주변 지자체는 인구 감소세가 더 빨라진 것이다. 지역 간 차별적 재정 지원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한 게 풍선 효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남 신안군의 주민등록 인구는 4만154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주민등록 인구 3만8221명 대비 3324명이 늘었다. 증감률은 8.7%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폭이 58명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드라마틱한 인구 증가다.
경북 영양은 지난달 주민등록 인구가 1만5793명으로 1월 대비 484명 늘었다. 증가율은 3.16%. 작년 같은 기간에는 307명(-1.96%) 감소했다. 이 외에도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경남 남해 등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자체 모두 주민등록 인구가 2%대 증가를 기록했다. 인구 유출로 소멸 위기 지역이라는 선정 이유가 무색해지는 인구 변화다.
이 같은 변화는 수도권 귀농·귀촌이 아닌 주변 농어촌에서 주소 이전이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신안과 목포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신안군의 인구가 3000명 이상 증가하는 동안, 인접한 목포에서는 인구가 6528명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목포의 인구는 3722명 순감했는데, 올해는 감소 폭이 급격히 커졌다. 목포시 인구정책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인구 통계를 분석했는데, 신안으로 전출한 인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신안이 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유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군 입장에선 재정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 신안군은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신청할 때 계획 인구를 3만9816명으로 추계했지만, 실제 인구는 이보다 1729명 초과하는 상황이다.
신안군은 주민 1인에게 매월 기본소득 2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중 9만5000원은 군이 부담하고, 6만원은 중앙정부가, 나머지 4만5000원은 도가 지원한다. 만약 신안군의 인구가 1000명 증가한다면 군은 11억4000만원, 중앙정부는 7억2000만원, 도는 5억4000만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신안군 관계자는 “내년도 기본소득 사업 시행으로 다른 사업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인구 증가 분의 상당수가 위장전입일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나라살림연구소의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기본소득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정책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실 거주자가 아닌 위장 전입을 걸러낼 수 있는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재정 부담 우려가 커지자 시범사업 선정 지자체에서는 위장 전입자를 가려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위장 전입 여부를 판단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거나, 읍면 단위별 주민 협의체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정적 조치에도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원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광역지자체 관계자는 “기본소득을 처음으로 실시한 연천 청산면에서 원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도 단위에서 봤을 때 선정 지역과 비선정 지역 간의 차별 논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재계 키맨] 수렁에 빠진 이재용의 삼성 구해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잊힌 영웅’서
- [세종 인사이드아웃] ‘실버 버튼 유튜버’ 된 김영훈 노동부 장관
- 韓 조선 3사, 올해 영업익 45% 퀀텀 점프 전망… “수익성도 수퍼 사이클 진입”
- [정책 인사이트] 지방공항 적자 속 대구·청주만 2년 연속 흑자… 일본 노선이 효자 노릇
- “지금이라도 살까”…트럼프가 쏘아 올린 방위비 경쟁에 K방산 ‘폭등’
- [CES 2026] “비용 더 내도 SKS 가전 쓸래요”… LG전자, 美 빌트인 시장서 성과
- [르포] “눈 깜빡하면 1억씩 뛰어요”… 재건축·교통 호재에 수서는 ‘들썩’
- [법조 인사이드] 흉기 든 침입자 제압한 나나… ‘살인미수’ 역고소에 정당방위 논란
- 前 국회의원 깜짝 등장… 신용정보협회장도 낙하산 그림자
- [Why] “바디프랜드는 실패했는데”…세라젬, 상장 재도전 나선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