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MVP도 ‘내 마음 속 MVP는 엘리’··· 초유의 5경기 등판 에르난데스, PO도 전 경기 가능? “SURE”[준PO5]
준플레이오프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MVP는 임찬규가 받았지만, 제일 마음에 남는 건 엘리”라고 했다. 시리즈 MVP를 받은 그 임찬규도 “제 마음속 MVP는 엘리”라며 “엘리가 몇 인분 이상을 메웠다. 엘리가 안 아프면 좋겠다”고 했다. 엘리는 LG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애칭이다. 앨리가 준PO 5경기에 결국 개근하며 LG의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막 순간을 확정지었다. 준PO 전 경기 출장은 지금까지 4명(투수 한정) 밖에 없었다.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이다.
감독도 MVP도 인정할 만큼, 준PO 에르난데스의 수고와 공로는 압도적이었다. 1차전 2이닝을 시작으로, 2차전 1.2이닝, 3차전 0.2이닝, 4차전 2이닝, 5차전 1이닝 등 전 경기에 등판해 7.1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불펜층이 턱없이 얇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그가 포스트시즌 불펜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선발을 생각하고 KBO에 발 디딘 외국인 투수 입장상 불만을 가질 법도 한 상황이었지만, 에르난데스는 다른 누구 이상으로 묵묵하게 헌신하며 준PO 기간 팀을 떠받쳤다. 11일 열린 마지막 5차전에도 9회 등판해 KT 마지막 공격을 틀어막았다.
경기 후 에르난데스는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만족스럽다”며 “팀이 이겨서 기분 최고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팀 동료들을 도우려면 때로 일정 부분 희생해야 하는게 있다”면서 “동료들을 돕고 싶어서 기꺼이 희생을 자처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13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이 가능할까. ‘또 나가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에르난데스는 “sure(당연히)”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다섯 경기 또 등판도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똑같이 “sure”라고 했다. 곁에 앉은 임찬규가 “에르난데스 어깨 좀 지켜주시죠”라며 말렸다.
초유의 외국인 투수 5경기 등판, 그리고 실점은 0. ‘마음속 MVP’가 아니라 진짜 MVP로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혹시라도 섭섭하지는 않았을까. 에르난데스는 “임찬규의 활약이 정말 대단했다. 임찬규가 MVP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나갈 때마다 전력으로 100%의 모습을 보여줬다. 당연히 임찬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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