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모양 생긴 꽃이라는데… 10년 넘게 사는 '이 식물'

우리나라 전통 모자인 패랭이와 닮은 '패랭이꽃'
우리나라 전통 모자인 패랭이와 닮은 '패랭이꽃'. / Ali Ahmed India-shutterstock.com

햇볕이 따사롭게 내려앉는 6월, 산길이나 들판을 걷다 보면 작지만 선명한 색감을 뽐내는 꽃 한 송이를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올 무렵 전국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이 꽃은 붉은빛, 분홍빛, 보랏빛 등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작고 얇은 꽃잎이 겹겹이 퍼져 있어, 어릴 적 종이접기로 만들던 부채나 전통 장식이 떠오르기도 한다.

모양이 우리나라 전통 모자인 '패랭이'와 닮았다고 해서 '패랭이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꽃은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고, 생김은 소박하지만 존재감은 뚜렷하다. 자연 속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고, 특별한 관리 없이도 비교적 잘 자라서 집에서 기르기에도 부담이 없는 패랭이꽃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 민족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온 꽃 '패랭이꽃'

패랭이꽃. / 국립생물자원관

석죽화, 대란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패랭이꽃은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낮은 지대의 건조한 곳이나 냇가의 모래밭에서 자란다. 원래는 패랭이꽃속(Dianthus)에 속하는 식물들을 대충 묶어 패랭이꽃이라고 하기도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좁은 의미로 'Dianthus chinensis'라는 특정 종만을 가리킨다.

패랭이꽃은 다 자라도 높이 30cm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풀로, 줄기는 빽빽이 모여 나며 높이 30cm 내외로서 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밑부분에서 합쳐져서 원줄기를 둘러싸며 줄 모양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6~8월에는 붉은빛, 분홍빛, 보랏빛 등 다양한 색의 꽃이 피는데, 윗부분에서 약간의 가지가 갈라지고 그 끝에서 꽃이 1개씩 핀다. 꽃잎은 5개이고 열매는 삭과로 끝에서 4개로 갈라진다. 꽃은 꽃받침 부분이 질기고 튼튼한 편인데, 이는 호박벌이나 풍뎅이 등이 구멍을 내서 꽃가루를 묻히지 않은 채로 꿀을 훔쳐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패랭이꽃은 산허리, 바위틈과 같이 메마르고 척박한 곳에서도 싹을 틔우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우리 민족에게 사랑을 듬뿍 받아온 꽃이다. 이를 반영하듯 패랭이꽃의 꽃말 중에는 '수줍음 속 강한 사랑'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그 외의 꽃말로는 '순결', '용기', '행운'이 있다.

특히 붉은색 패랭이꽃은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의미하며, 분홍색은 수줍고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패랭이꽃은 고백이나 응원용 꽃 선물로도 인기가 높다.

초보자에게도 간단… 최대 10년 넘게 산다는 패랭이꽃 기르는 법

패랭이꽃. / 국립생물자원관

이렇듯 강인한 패랭이꽃은 사람의 관리를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아 초보자가 기르기에도 매우 적합한 꽃 중 하나다. 특히 일조량과 통풍만 잘 확보해 주면 조금만 관리해 줘도 10년은 넘게 기를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패랭이꽃 기르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패랭이꽃을 기를 때는 물을 그렇게 자주 줄 필요가 없다. 패랭이꽃은 온대 지역의 비옥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자생하며, 일정한 수분 수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이런 식물들은 대체로 규칙적인 수분 공급을 선호하지만, 짧은 수준의 물 부족 기간은 견딜 수 있다.

또한 너무 잦은 수분 공급으로 인해 흙의 배수가 잘 안되면 뿌리가 썩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일주일에 1번만 물을 주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과 화분에 심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패랭이꽃은 햇빛을 아주 좋아하는 식물로, 직사광선 아래에서 잘 자라며 건강한 성장과 풍부한 꽃을 보장한다. 부분적인 태양 조건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긴 하지만, 햇빛이 덜 강하면 꽃이 적고 줄기가 길게 늘어질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패랭이꽃을 야외 정원에서 햇빛이 풍부한 장소에 두거나 실내의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기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면 못해도 4시간 이상의 직사광선을 쬘 수 있도록 둬야 한다.

패랭이꽃은 굳이 비료를 필요로 하는 식물은 아니지만, 꽃을 피울 준비하고 있는 봄이나 성장 시즌인 여름에 비료를 주면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다량의 꽃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을 다량 함유한 비료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과도한 비료는 뿌리를 손상하고 꽃을 줄일 수 있으므로 휴면기인 가을과 겨울에는 비료 주는 빈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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