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투기를 복좌형에서 단좌형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변화지만, 실제로는 항공기 설계의 혁신을 요구하는 도전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현재 수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FA-50 경전투기를 단좌형으로 개량하는 극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항공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이 사업에는 벌써 수백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었고, 2026년까지 시제기를 완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이 세워져 있습니다.
과연 KAI는 왜 갑자기 단좌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일까요?
15년 만에 움직인 단좌형 개발, 그 배경은?
FA-50 경전투기가 처음 개발된 지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KAI는 단좌형 개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막대한 개발 비용에 비해 수요가 불확실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해외 수출국들, 특히 이집트와 이라크 등에서 단좌형 전투기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KAI도 마침내 중장기 개발 계획에 단좌형을 포함시키게 된 것입니다.
단좌형 전투기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평상시 대부분의 임무는 단좌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A-50도 대부분의 임무에서 조종사 한 명으로 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실적 필요성이 단좌형 개발을 추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2026년 시제기, 2028년 완성을 목표로 한 개발 일정
KAI가 공개한 개발 일정은 상당히 공격적입니다.
2026년까지 시제기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모든 개발을 마무리해 수출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죠.

총 4년이라는 개발 기간은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로는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이는 KAI가 KF-21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설계 기술과 개량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사업비로 약 370억 원 정도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작년부터 회사 차원에서 내부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2년간의 시험 비행을 포함한 4년 개발 기간을 설정한 것을 보면, KAI는 단순한 개조가 아닌 최적화된 단좌형 설계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후방석 연료탱크 vs 전면 재설계, 어떤 방식을 선택할까?
단좌형 개발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 복좌형에서 후방석을 제거하고 그 공간에 연료탱크를 설치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입니다.
체코가 알바트로스 훈련기를 경공격기로 개량할 때 사용했던 방식이죠. 두 번째는 전체 동체를 완전히 재설계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후방석 연료탱크 방식은 효과가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조종석 하나를 없애고 연료탱크를 넣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단좌형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죠.
게다가 KAI가 4년이라는 비교적 긴 개발 기간을 설정한 것을 보면, 전면 재설계를 통한 최적화된 단좌형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KF-21 개발 과정에서 KAI는 수십 개의 다양한 모델을 디자인하고 풍동 시험까지 진행하면서 항공기 형상 설계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이제는 록히드마틴의 도움 없이도 독자적으로 기체 형상을 개량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죠.
이집트와 이라크, 단좌형을 원하는 이유
단좌형 FA-50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이집트와 이라크입니다.
이집트는 2022년부터 FA-50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단좌형에 대한 요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현재 F-16 전투기를 대량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견제로 인해 첨단 무기와 레이더를 운영하지 못하는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라팔 전투기를 비싸게 도입하기도 했지만, 원하던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장착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FA-50은 폴란드가 도입하면서 미티어 미사일과 AESA 레이더까지 통합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집트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라크 역시 현재 F-16을 주력으로, FA-50을 보조 전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FA-50의 운영률을 높이기 위해 KAI와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고, 한국 기술자들이 파견되어 가동률을 높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성능이 강화된 블록 20형과 단좌형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무장과 장비, 블록 20형의 진화
KAI가 개발하고 있는 단좌형 FA-50은 단순히 조종석만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항전 장비와 무장까지도 신형 모델로 개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KF-21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레이더 기술과 전자전 장비, 그리고 유럽제 공대공 미사일까지 통합될 경우 수출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천룡 장거리 미사일이 FA-50에서 시험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단좌형에서도 이런 중거리 무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체급인 FA-50에서 1톤 정도의 무거운 무장까지 운영할 수 있다면, 단좌형으로 완성되었을 때 수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상당할 것입니다.
블록 20형은 기본형과 달리 AESA 레이더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추가로 운영할 수 있고, 대형 연료탱크와 공중급유 능력까지 갖추게 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그-29 전투기보다 뛰어나고 F-16 전투기 구형 버전보다 활용성이 높아지면서도 운용 비용은 더 저렴한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수출 확대의 기회
단좌형 FA-50의 주요 타겟 시장은 동남아시아입니다.

비싼 최신 전투기를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들이나 공군력을 재건해야 하는 국가들에게는 훈련기로도, 경전투기로도 활용할 수 있는 FA-50이 이상적인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필리핀은 최근 FA-50을 12대 추가로 주문했으며,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FA-50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예전부터 단좌형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지만, 개발 비용 문제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단좌형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이런 잠재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현지 생산 방식을 통해 100대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KAI에게는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
2026년 하반기 시제기 공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