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선박 잔해까지 번쩍”…해저 쓰레기 잡는 ‘AI 로봇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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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해저 쓰레기 수거에 ‘로봇 함대’ 투입…해양 환경 정화 기술 상용화 시험
사진 : SeaClear

유럽연합(EU)이 해저에 쌓인 해양 폐기물을 수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첨단 정화 시스템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해양 바닥에 가라앉아 눈에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수거하는 기술로, 향후 해양 환경 관리 시장의 새로운 산업 분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U가 지원하는 연구 프로젝트 ‘SeaClear2.0’은 무인 수상선과 수중 로봇, 드론을 결합한 통합 시스템을 통해 해저 폐기물을 탐지·수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전 단계인 ‘SeaClear’의 후속 사업으로, 유럽 여러 연구기관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시스템의 핵심은 자율 탐지 기능이다. 공중 드론이 먼저 해역을 조사해 폐기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기록하면, 이후 수중 로봇이 투입돼 실제 수거 작업을 수행한다. 로봇은 AI를 기반으로 병, 타이어 등 일상 폐기물을 해저의 바위나 해조류, 해양 생물과 구분해 인식할 수 있다.

수거 방식도 다양하다. 로봇 팔을 이용해 폐기물을 직접 집어 올리거나 흡입 장치로 작은 쓰레기를 빨아들일 수 있으며, 무거운 물체는 수상선에 설치된 크레인에서 내려오는 스마트 그리퍼(집게 장치)가 처리한다.

기존에는 잠수부가 해저로 내려가 폐기물에 케이블을 연결한 뒤 선박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비용이 높고 안전 위험도 큰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SeaClear2.0은 무인 선박과 로봇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현재 프랑스 마르세유의 요트 항구와 독일 해역에서 시험 운용을 진행했으며, 이탈리아 베네치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스페인 타라고나 등에서도 추가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의 바르트 더 슈터 교수는 “대부분의 해양 쓰레기는 결국 해저로 가라앉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해저에 방치된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환경 오염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험 과정에서는 고무 타이어, 금속 울타리, 선박 잔해 등 다양한 폐기물이 수거됐다. 연구팀은 수거된 폐기물을 운반하기 위해 ‘떠다니는 쓰레기 수거 트럭’ 개념의 자율 바지선도 개발 중이다. 이 바지선은 로봇이 모은 폐기물을 받아 육지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는다.

EU는 ‘Restore our Ocean and Waters’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해양 쓰레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eaClear2.0 프로젝트는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기술 실험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프랑스 해양 기술기업 Subsea Tech의 이브 샤르다르 CEO는 “기술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보였지만 아직 완전히 준비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프로젝트 종료 예정 시점인 2026년까지 시스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을 해양 쓰레기 수거뿐 아니라 해저에 남아 있는 불발 기뢰 탐지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율 로봇 기반 해양 정화 기술이 환경 보호뿐 아니라 새로운 해양 산업 시장을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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