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수꾼>(2011년), <사냥의 시간>(2020년)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이 첫 번째 시리즈물 <뉴토피아>를 선보였다.
지난 7일, 1회와 2회를 공개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뉴토피아>는 기존 K-좀비물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좀콤(좀비+로맨티코미디)' 장르를 표방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
늦깎이 군인 '재윤'(박정민)과 신입사원 '영주'(지수)는 서로에 대한 오해와 현실의 무게로 이별을 결심한다.
하필 두 사람이 헤어지기로 한 그날,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서울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초고층 타워 옥상의 군부대에서 근무하던 '재윤'은 후임 '인호'(임성재)와 함께 고립되고, 아래층 호텔의 매니저 '애런 팍'(김준한)과 의기투합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한편 '재윤'이 걱정된 '영주'는 좀비들이 점령한 서울 거리로 뛰쳐나온다. 그 과정에서 대학 선배 '진욱'(강영석)과 게임 회사 CEO '알렉스'(이학주), 그리고 우연히 만난 취한 삼수생과 함께 '영주'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시작한다.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수직과 수평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전개된다.
'재윤'이 타워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동안, '영주'는 서울 거리를 가로질러 타워를 향해 달린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공간에서 다른 성격의 모험을 겪게 된다.
'재윤' 팀의 폐쇄적 공간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생존극과 '영주' 팀의 열린 공간에서의 스릴 넘치는 질주가 교차되며 극의 재미를 더한다.
<뉴토피아>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의 혼합이다.
윤성현 감독은 "1970~80년대 미국 좀비물 특유의 분위기와 유머가 공존했던 부분들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라고 밝혔다.
작품은 좀비물의 스릴러적 요소와 로맨스, 코미디를 자연스럽게 조화시킨다.
특히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에서도 적재적소에 터지는 유머러스한 순간들은 작품의 톤앤매너를 잘 보여준다.
제작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을 차용한 미술 콘셉트는 좀비물에 동화적 톤을 더했고, 2:1 화면비와 대칭 구도를 활용한 촬영은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음악은 극의 무거움을 덜어내는 동시에 청춘물다운 리듬감을 불어넣었다.

작품에서 선보이는 좀비의 묘사 방식도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소리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좀비들의 규모와 움직임, 밝기에 따른 반응 속도 등 세밀한 설정이 돋보인다.
전영 안무가는 "뛰어다니는 좀비, 기어다니는 좀비, 돌연변이 좀비 등 좀비들의 레벨 변화가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텔 내부 환풍구를 통해 이동하는 좀비 떼의 모습이나, 조명을 머리에 꽂은 채 돌아다니는 좀비 등 기발한 설정들은 공포와 유머를 절묘하게 넘나든다.
주연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박정민은 "지금까지 좀비물의 문법과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유머와 여러 가지 감정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 대본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며 작품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수 역시 "여러 사건이 터지는데 그 안에 코미디적인 부분들도 있고 알록달록한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영주'만의 느낌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두 배우의 호흡에 대해 박정민은 "현장에서 항상 기분 좋은 모습으로 있는 지수를 보며 이 일을 진정으로 즐기고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윤성현 감독은 오디션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을 공들여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얼굴들과 작업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그럴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이었다"라는 그의 말처럼, 각 배우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캐릭터를 채워나간다.
일례로 임성재가 연기하는 어리바리한 이병 '라인호'와 박정민의 티키타카는 긴장감 넘치는 극 중 호흡의 밸런스를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김준한이 맡은 '에덴 호텔' 매니저 '애런 팍'의 예기치 못한 활약은 극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어우러지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어우러진 작품"이라는 윤성현 감독의 말처럼, <뉴토피아>는 기존 좀비물의 문법을 탈피하면서도 장르의 매력은 놓치지 않는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상에서도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두 청춘의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알리는 <뉴토피아>가 K-콘텐츠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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