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도 아기용보다 성인용이 많이 팔리는데”…교육업체도 ‘시니어’ 품는다 [중기+]
대교뉴이프 매출 비중 3년 새 0.1%→4.1% 상승
![[교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4/ned/20260514153154756scnd.jpg)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아이를 가르치던 교육기업들이 ‘시니어’ 시장으로 바쁘게 주요 경쟁 무대를 옮기고 있다. 최근에 나온 사업보고서 상 숫자에서도 각 교육업체들의 희비가 갈린다. 미리 준비했던 기업들은 빠르게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반면, 늦은 기업들은 실적 악화가 확연하다. 영유아·초등 교육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와 에듀테크 투자 부담에 흔들리는 반면 상조·요양·은퇴교육 등 시니어 사업은 그룹 손익을 메우는 주축이 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웅진이다. 웅진씽크빅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7973억원, 영업손실 104억원, 당기순손실 226억원을 냈다. 전년(매출 8671억원·영업익 9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8.1% 줄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지난해 웅진이 인수한 웅진프리드라이프틑 매출(영업수익) 3124억원에 영업이익 1082억원, 당기순이익 782억원을 올렸다. 학습지 회사 이익보다 상조 회사이익이 더 커진 구조가 됐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모든 교육업계가 겪고 있는 동일한 문제는 인구 구조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고, 이는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구조적으로 교육 시장이 축소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문제는 실제로 심각한 편이다. 교육부가 올해 1월 내놓은 추계에 따르면 2026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은 29만8178명으로 사상 처음 3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23년 40만1752명에서 3년 새 25.8%가 사라졌다. 초등학생이 이렇게 빠르게 줄어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2031년에는 22만명 수준으로 내려간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해 국내 사교육 시장은 약 27조원으로 1년 새 2조원 줄었다.
이에 비해 고령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25년 고령자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는 1051만4000명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했다.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처음 진입한 해가 2025년이다. 고령자 숫자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은 오는 2036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30%를 넘고, 2050년엔 40%를 초과할 것이라 내다봤다.
![교육업체들이 유아 영아 교육 시장에서 벗어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상조 사업 등에 진출하고 있다. 태어나는 사람 수는 적고 노인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 구조 변화는 교육업계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홍석희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4/ned/20260514153155048vkcy.png)
저출생 고령화 경향은 웅진 외 다른 기업들의 공통 고민이기도 하다. 대교는 초기부터 오너 의지가 강했다. 대교는 지난 2022년 창업주 강영중 회장의 장남 강호준 대표가 직접 시니어 라이프 브랜드 ‘대교뉴이프’를 론칭했다. 대교뉴이프는 지난 2023년 7월 독립법인으로 분사해 대교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대교뉴이프의 그룹 내 매출 비중은 2022년 0.1%에서 2023년 0.7%, 2024년 1.8%, 2025년 4.1%로 매년 두 배 이상씩 늘었다.
대교뉴이프가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는 학습지 노하우다. ‘눈높이’ 개발 경험을 살려 시니어 대상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했다. 치매 예방을 위한 ‘브레인 트레이닝’ 키트와 단행본, 방문요양 현장에서 쓰이는 AI 음성데이터 기반 인지 건강 측정 서비스 등이다. 전중앙치매센터장 등 외부 전문가와 공동 개발했다. 아동 방문학습 교사 모델을 노인 방문 인지케어 지도사로 전환하는 실험이다. 반면 모태 사업인 교육서비스 매출은 2022년 6713억원, 2023년 6520억원, 2024년 6511억원으로 줄어들고 있다.
교원도 같은 방향이다. 교원은 전환 서비스가 무기다. 상조 선수금을 장례 대신 여행, 교원 빨간펜 교육, 웰스 렌탈가전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여행 계열사 교원투어를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타사와 차별화된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장례로 국한됐던 상조 영역이 생애 전반으로 확장돼 얼마나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갖췄는지가 상조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교원라이프는 상조 서비스를 넘어 생애주기에 맞춘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내놨다. 교원라이프는 ‘시니어 한달살기’ 등 여행·생활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야간보호센터 공동투자와 요양원 사업 진출도 검토했다. 빨간펜·구몬 등 교육 브랜드로 쌓은 고객 신뢰를 상조·요양·여행 등 생애 후반부 서비스로 넓히려는 시도다.
‘공무원 시험 합격’으로 유명한 에듀윌은 50대와 60대의 은퇴 후 교육시장을 주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에듀윌은 공무원시험,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등 자격증 교육으로 성장했지만 올해부터는 ‘시니어’가 주요 사업의 키워드가 됐다. 실제로 에듀윌은 2026년 신년사에서 ‘AI, 시니어, 글로벌’을 3대 혁신 과제로 제시했다. 양형남 에듀윌 회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고령층을 역동적인 교육 수요층으로 지목하며 전기기능사, 영상편집 등 수요가 높은 과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합격 시장에서 은퇴 후 재취업·기술교육 시장으로 고객 연령대가 올라가는 셈이다.
생활소비재 기업도 비슷한 방향이다. 깨끗한나라는 보솜이로 대표되는 아기 기저귀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지만, 최근 성인용 기저귀 라인업인 ‘메디프렌즈 올데이’를 리뉴얼하고 신제품을 추가했다. 깨끗한나라는 메디프렌즈 B2C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를 보면 2024년 국내 성인용 기저귀 생산량은 5만7806톤으로 어린이용(5만3286톤)을 처음 추월했다.
웰크론헬스케어도 여성용품 브랜드 예지미인을 통해 요실금 케어 브랜드 ‘데일리센스’를 선보였다. 첫 제품은 ‘데일리센스 안심언더웨어’다. 회사는 출산 후 여성과 시니어의 일상 속 요실금 걱정을 줄이는 전문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영유아·여성 생활용품에서 고령층 케어 제품으로 고객군을 확장하는 사례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방문 네트워크와 콘텐츠 역량이 교육 기업들이 가진 진짜 자산이다. 이를 활용하면 유·영아 교육에서 시니어 교육으로의 점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요양·돌봄은 규제와 복지 정책에 민감한 영역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현재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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