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봉강 업계, 상반기 생산·설비가동 증감 ‘제각각’

감산·설비 및 공장투자·고부가재 중심 가동률 유지 등 생산 전략 달라
다만 업계 전반적으론 중국산 수입 증가 부담·내수 부진·업황 악화 등에 공감

특수강봉강 제조사들의 상반기 설비 가동률이 시황 악화로 하향 조정됐던 지난해보다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업체는 감산 및 최적 생산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수입재 증가로 업황에 대해 우려가 여전히 큰 편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대 특수강봉강 생산자인 세아베스틸은 형·단조 외 특수강봉강을 생산하는 군산 및 창녕공장이 올해 상반기 97만 8,696톤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98만 4,140톤보다 소폭(0.6%) 감소했다. 반면 봉강 부문 설비평균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94%로 전년 동기 92.8%보다 소폭 상승했다.

세아베스틸과 같은 지주사를 두고 있는 세아창원특수강은 탄소·합금강 봉강 및 선재, 공구금형강 봉강, 스테인리스강 봉재·강관·선재, 탄소·합금강 반제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제강 생산량이 27만 6천 톤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생산량 31만 4천 톤과 비교하면 12.1% 감소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설비평균 가동률이 46%로 지난해 상반기 52.4%보다 5.6%p 하락했다.

세아베스틸지주 계열 특수강 제조사들은 주요 사업인 특수강과 스테인리스 시황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올해 특수강 등의 사업이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대와 전방산업 저성장,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입재 증가로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신수요 확대와 고부가재 판매비 확대, 최적 생산 등을 추진하며 전 부문에서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고부가재 중심의 생산·판매 확대를 계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 소재 특수강봉강 제조사인 광진실업은 올해 상반기 탄소강봉강과 스테인리스강 봉강 등을 총 1만 7,344톤 생산했다. 반기 생산량이 지난해 연간 생산량의 76%를 달성했다. 상반기 설비가동 가능시간인 1,320시간 중 실제 설비가 가동된 시간은 1,148시간으로 평균 가동률이 86.96%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5%p 증가했다.

특히 광진실업은 지난해 10월 부산 기장에 본사공장을 이전하며 생산 환경이 일부 개선됐다. 넓은 부지 이전으로 종전 신평 공장의 좁고 촘촘한 설비 배열(레이아웃)을 개선하여 여유 있는 작업 공간과 재고 관리, 추가 설비 도입이 가능해졌다.

광진실업은 이 같은 개선된 환경을 감안해 필링봉과 마환봉의 원통도·흔들림·진원도를 측정할 수 있어 정밀한 형상과 자세 측정이 가능한 ‘삼차원측정기(CMM/좌표측정기)’와 베어링부와 어프로치 각도 측정이 용이해 사전 품질 관리도 강화할 수 있는 ‘인발 다이스(DIES)’, 제품 측정과 교정, 제품 정렬을 사실상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LM 자동교정기’를 배치하는 등 불량률을 줄이고 일부 자동화 추진 실적으로 생산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부산 소재 특수강 제조사인 동일철강은 봉강사업부가 상반기에 봉강을 4,229톤, 마봉강을 5,983톤 생산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 16.6% 감소했다. 평균 설비 가동률도 올해 상반기 70% 수준으로 전년 동기 73.25%보다 일부 하락했다. 동일철강은 “국내 철강시장이 중국 철강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저가 철강품 유입과 가격 하락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항에 위치한 동일산업은 봉강사업부에서 올해 상반기 9만 7,641톤의 제품·상품을 생산했다. 전년 동기 9만 3,321톤보다 약 4.6% 증가했다. 다만 봉강사업부의 설비 가동시간은 6,091시간으로 전년 6,100시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면서 평균설비가동률은 85%로 차이가 없었다. 동일산업은 “고부가가치품 개발을 통한 제품의 다양화 및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신규 수요처 적극 개발 및 기술 영업 추구로 수익성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에 특수강봉강 제조사들은 중국산 저가재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및 설비 가동률을 일부 하향 조정하거나 설비·공장에 대한 투자로 가동률 상승, 생산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부가가치재 중심 판매비 개선 등 각각의 다른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러한 각 업체의 다방면 노력에도 국내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중국산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업계가 업황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강봉강 내수 판매량은 117만 26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급감했다. 반면 올해 1~7월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은 41만 3,19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이 전년보다 51.4% 급증한 가운데 올해는 이보다도 빠른 속도로 중국산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중국산 특수강봉강의 평균 수입단가도 2022년 톤당 986달러에서 2023년 톤당 782달러로 급락했고 올해 1~7월에는 톤당 749달러로 더욱 하락한 가격에 유입되고 있다.

한 특수강봉강 제조사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저가 현지 특수강봉강 등이 국내로 장기 유입되며 국내 철강 가격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철강 시장이 회복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의 저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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