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민심에 기름 붓더니…“금투세 폐기” 민주당 분위기 바뀌었다는데
개미투자자 분노만 자극 역풍
이소영 “당내 분위기 유예로”
친명 정성호 “아예 폐지하자”
한달 숙려후 당론 최종 확정
민주당은 몇 차례 의원총회를 거쳐 금투세와 관련한 당론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이달 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투세 토론회에 ‘유예팀’으로 참가했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당론 결정은 지도부 논의 등을 거쳐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어제 토론회를 통해 당내 분위기가 유예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도 (결정이)조금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시행팀’의 김영환 의원이 인버스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데 대해선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표현에 유의했어야 한다”며 “인버스 단어 하나에 모든 게 다 가려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투세 토론회 직후 채현일·강득구 의원 등도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유예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당론이 기울었다는 평가에 힘을 실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유예 주장에 공감이 갔다”며 “이젠 더 시간을 끌 이유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책임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지도부에서 절차를 밟을 것”이라면서도 “유예에 찬성하는 입장인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애초 금투세 유예 또는 폐지는 민주당에서 성역과도 같은 ‘부자 감세’에 해당된다는 주장에 따라 시행 목소리가 더 컸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 하락세와 맞물려 금투세 반대 여론이 점점 커졌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유예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이 대표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이 금투세 ‘3년 유예’를 공개 주장한 데 이어 이 대표의 오랜 측근인 정 의원이 아예 폐지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당내에선 결국 금투세 논의에 불을 지핀 이 대표의 판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금투세 토론회를 앞두고도 이미 이 대표 의중이 유예 쪽으로 기울었지만 형식적으로 토론회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부산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 달여 기간 동안 의원총회를 여는 등 의견을 수렴해 금투세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절차와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감사를 충실히 하는 동시에 금투세와 관련해 의원들 의견을 수렴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투세 문제가 민주당에서 유예로 결정이 날 경우 차기 대권가도를 준비하는 이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을 확인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의원들 뿐 아니라 민주당 전통 지지층 사이에는 여전히 원칙을 고수하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에 이들과 절충점을 찾아가야 하는 점은 과제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당론 결정과 별도로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책그룹 ‘더좋은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정기국회 중 상법 개정을 확실히 마쳐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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