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현대미술 아이콘, 그가 창조한 세계가 강릉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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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국 작가'는 알고 보니 '빛의 조각가'였다.
국내 첫 미술관 전시에서 소개된 그의 대표작 중에는 캔버스 작업 외에도, 네온사인을 활용한 빛의 조각이 다채롭게 포함돼 있었다.
1946년 이후 그가 펼친 '공간주의 미술'은 2전시실에 당시 공간과 네온 설치를 그대로 재현해 설치됐다.
네온사인을 통해 핑크색, 적색, 백색 등으로 방을 물들이거나, 미로 같은 공간에 큰 칼자국을 새겨넣은 작업 등은 현시대의 '몰입형 미술'을 연상시킬 만큼 인상적인 체험을 선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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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칼자국 연작'부터
네온사인 공간예술 펼쳐져
곽인식 화백 작품도 전시
세계적인 건축사가 설계한
솔올미술관 건물도 매력적

'칼자국 작가'는 알고 보니 '빛의 조각가'였다. 날카롭게 잘라낸 캔버스를 보러 왔다가, 홀리는 듯한 네온사인의 조명에 감탄했다.
이탈리아 출신 거장 루치오 폰타나(1899~1968)는 캔버스에 만든 칼자국을 통해 전통 회화의 평면성을 극복하려 했던 작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칼만이 아닌 네온사인과 빛으로도 확장됐다. 국내 첫 미술관 전시에서 소개된 그의 대표작 중에는 캔버스 작업 외에도, 네온사인을 활용한 빛의 조각이 다채롭게 포함돼 있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강원 강릉시 교동의 공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솔올미술관이 지난 14일 개관했다.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연결'을 표방하는 이 미술관은 개관 전시로 오는 4월 14일까지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과 'In Dialog: 곽인식'을 나란히 연다.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은 "미술관 전시로는 처음 한국에 소개되는 루치오 폰타나 작품들은 1940년대 후반 그가 제안한 혁신적인 공간주의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펼쳐 보이며,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동시대 미술에 의미 있는 미학적 물음을 던진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1층 로비에 조명처럼 설치된 네온 조각을 비롯해 회화와 조각, 설치 등 27점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1전시실에서는 1947년 폰타나의 '공간주의 선언문' 발표 이후 제작된 대표작 21점을 소개한다. 폰타나는 "행위가 수행됐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영원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선언문을 쓰며, 영원성을 표현하는 칼자국을 긋기 시작했다.
공간주의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인 '베기(Tagli)' 연작, 캔버스에 구멍을 뚫은 '뚫기(Buchi)' 연작, 그리고 돌과 비슷한 형태의 금속을 베거나 뚫어 '자연(Natura)'이라고 이름 붙인 조각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무작위하게 많은 구멍을 뚫은 초기작부터, 큰 사선 하나만을 칼자국으로 만든 대표작 등을 만날 수 있다.
칼자국에 천착하던 폰타나는 '백색 선언'을 발표하며 새롭고 다차원적인 미술 형식을 제안했다. 1946년 이후 그가 펼친 '공간주의 미술'은 2전시실에 당시 공간과 네온 설치를 그대로 재현해 설치됐다. 작가는 오로지 형태와 색, 소리의 조형성을 공간에 담아내고, 거기에 감상자의 움직임을 더해 작품을 4차원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했다.

그 결과 1947년 빛을 이용해 공간개념으로 작품을 확장시킨 '공간 환경' 연작이 탄생했다. 네온사인을 통해 핑크색, 적색, 백색 등으로 방을 물들이거나, 미로 같은 공간에 큰 칼자국을 새겨넣은 작업 등은 현시대의 '몰입형 미술'을 연상시킬 만큼 인상적인 체험을 선사해준다.
3전시실에서는 일본에서 활동했던 한국인 미술가 곽인식의 회화 및 조각 20여 점을 선보인다. 곽인식은 초현실주의, 앵포르멜, 폰타나의 공간주의 등 1950년대 중반 이후 서구 미술의 주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탐구했다.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인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회사 마이어파트너스가 설계한 미술관 건물도 화제가 됐다. 은퇴한 마이어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LA 게티 센터' 등에서 선보인 그의 백색 콘크리트 건축물이 반영됐다.
[강릉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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