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무안타 다음날 2안타…이정후 타격왕 경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0일(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하며 MLB 전체 타율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날 활약으로 시즌 타율을 0.328까지 끌어올린 이정후는 전체 1위 오토 로페스(마이애미)와의 격차를 6리까지 좁혔다. 팀은 4-3으로 패했지만,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타격왕 경쟁의 추격자로서 가장 인상적인 하루였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는 시점에 6리 차이는 단 며칠 사이 뒤집힐 수 있는 간격이어서, 이날 경기는 단순한 팀 승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정후는 직전 경기였던 1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단 하루 만에 흐름을 되돌린 셈이다. 시즌 타율은 17일 이전 0.325 수준에서 이날 경기 전 잠시 주춤했다가, 이번 멀티히트로 256타수 84안타 0.328로 다시 올라섰다. 이정후의 팀 동료이자 며칠 전까지 타율 부문 2위를 지켰던 라몬 라에스(아라에스)는 이날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0.321(290타수 93안타)로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이정후가 다시 2위 자리로 올라서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타격왕 선두를 지키는 로페스는 시즌 내내 0.33대 타율을 유지하며 독주해 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이 0.334(296타수 99안타)로 소폭 내려앉았다. 두 선수의 격차가 한때 1푼대까지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한 경기로 좁혀진 6리는 적지 않은 변화다. 시즌 타수가 250~300타수에 이르는 시점이라 한 경기의 안타 1~2개가 타율 1푼 안팎을 움직일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양 팀은 21일 같은 구장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정후는 이날 우익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은 빈손으로 끝났다. 마이애미는 이날 불펜 데이를 운영하며 레이크 바처를 오프너로 세웠는데, 2사 1·2루에서 풀카운트까지 간 끝에 볼 판정을 받은 공이 ABS 챌린지를 통해 스트라이크로 뒤집히며 삼진으로 마무리됐다.

첫 안타는 3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2사 1루에서 좌완 존 킹의 시속 145.6㎞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고,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켜 시즌 4호 도루를 기록했다. 1·3루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후속 타자 윌리 아다메스가 3루 땅볼에 그쳐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6회 초였다. 2-2 동점 상황에서 이정후는 우완 마이클 피터슨의 시속 157.4㎞ 직구를 공략해 우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냈다. 베이스볼서번트 기준 타구 속도는 시속 167.6㎞로, 이날 양 팀 타구 중 네 번째로 빨랐고 샌프란시스코 타자 중에서는 세 번째로 빠른 수치였다. 이 2루타로 이정후는 케이시 슈미트의 후속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에 3-2 리드를 안겼다. 8회 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3안타 도전은 멈췄다. 경기는 그러나 7회 말 마이애미에 추가 점수를 내주며 샌프란시스코의 4-3 역전패로 끝났다. 이 결과로 마이애미는 38승 38패 승률 5할을 회복했고, 샌프란시스코는 3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31승 44패가 됐다.

이번 멀티히트가 갖는 무게는 단순히 타율 숫자 하나가 올랐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전 경기 무안타 이후 곧바로 흐름을 끊지 않고 다시 안타를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그 안타가 평범한 단타가 아니라 시속 167㎞대 타구 속도를 낸 장타였다는 점이 함께 맞물린다. 타격왕 경쟁에서는 단순히 안타 수보다 타구 질이 꾸준함의 근거가 되는데, 이날 2루타의 타구 속도는 이정후의 시즌 컨디션이 일시적 부진을 거친 뒤에도 무너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읽을 만하다.

로페스와의 격차가 한때 벌어졌다가 다시 6리로 좁혀진 흐름도 눈에 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타율 1위 경쟁은 누적 타수가 늘어날수록 변동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지금 시점의 6리 차이는 앞으로 한두 경기의 결과로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거리다.

더구나 이날 두 선수가 같은 구장에서 직접 맞붙은 채 한쪽은 멀티히트, 다른 한쪽은 1안타에 그쳤다는 점은 단순한 팀 간 대결을 타격왕 레이스의 직접 비교 무대로 만들었다. 21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는 두 팀의 경기는, 팀 성적과 별개로 이 좁아진 격차가 더 줄어들지 다시 벌어질지를 가르는 또 한 번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애미는 21일 같은 구장에서 한 번 더 맞붙는다. 이정후가 로페스를 상대로 타율 격차를 더 좁힐지, 아니면 다시 벌어질지는 그날 두 선수의 타석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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