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같은 호흡’ 눈부신 은메달
휠체어컬링 16년 만의 메달


“용석아, 너는 잘할 수 있어.” “누나도 잘할 수 있어.”
한국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대표 백혜진(43)과 이용석(42)은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이 말을 주고받았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이끌고 따르는 남매 같은 호흡으로 한국 휠체어컬링에 16년 만에 패럴림픽 메달을 안겼다.
백혜진·이용석은 11일 밤(한국 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중국 왕멍(38)·양진차오(25) 조와 연장 승부 끝에 7대9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을 3위(4승3패)로 통과한 한국은 예선 1위 중국(6승1패)을 맞아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1엔드부터 3점을 내준 뒤 줄곧 끌려갔으나 3-7로 뒤지는 상황에 들어선 7엔드에 3점을 뽑아내 6-7로 따라붙었고, 8엔드에 상대 실수를 틈타 1점을 추가하며 7-7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중국이 2점을 보태면서 중국 금메달, 한국 은메달이 확정됐다.
한국 휠체어컬링은 2010년 밴쿠버 동계 패럴림픽 혼성 4인조에서 처음 시상대(은메달)에 오른 뒤 16년 만에 메달을 추가했다. 믹스더블은 이번에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당시 휠체어컬링이 혼성 4인조 6위에 그치자 대한장애인컬링협회(회장 윤경선)는 그해 ‘코리아 휠체어컬링 리그’를 신설해 선수들이 매년 많은 경기를 경험하며 경쟁력을 쌓도록 했다. 백혜진과 이용석도 이 리그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원래 백혜진의 믹스더블 파트너는 남편 남봉광(45)이었다. 그런데 남봉광이 이번 대회 혼성 4인조 대표로 선발되면서 백혜진은 자신이 속한 경기도장애인체육회 후배 이용석과 새롭게 팀을 이뤘다. 2015년 재활병원에서 처음 만나 오랜 기간 서로를 잘 알아온 두 사람은 짧은 기간 동안 탄탄한 팀워크를 이뤄냈다. 이용석은 “누나는 나의 정신적 지주”라고 했고, 백혜진은 “내가 감정적 기복이 생기면 용석이가 잘 잡아줬다”고 했다.
16년 전 밴쿠버 은메달의 주역이었던 대표팀 박길우(59) 감독은 “솔직히 제가 은메달 땄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금메달 따는 것 보고 싶었다”며 “감독이 1% 부족해서 은메달을 딴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백혜진은 “감독님을 뛰어넘고 싶었는데 그래도 너무 영광”이라고 했다. 백혜진은 남편이 속한 혼성 4인조 대표팀을 향해 “우리가 먼저 메달을 땄으니 4인조도 그 힘 얻어 딸 수 있을 것”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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