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모니터] 3자배정 나선 NH투자증권…소액주주 '비례적 이익' 침해 여부는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 사옥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위해 제3자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증권가의 관심은 소액주주들에 관한 '비례적 이익' 침해 여부에 몰리고 있다. 현재 증권 업계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형화가 필연적인 상황이다.

앞서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제3자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일반 주주로부터 피소를 당한 사례가 있는 만큼 NH증권도 일반주주들의 권익을 최대한 보호하는 방법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7일 NH증권에 따르면 다음달 25일 유상증자 신주 3225만8064주가 상장하고 나면 일반주주들의 비중은 37.23%에서 34.22%로 3.01%p 감소하게 된다. 반면 NH증권의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 지분율은 기존 57.54%에서 61.94%로 확대된다. 이번 유상증자가 농협금융을 대상으로만 신주 발행에 나서면서다.

NH증권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까닭은 IMA 사업에 속도감 있게 진출하기 위해서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들만 영위할 수 있는 IMA 사업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원금 지급과 자산증대를 추구하는 고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진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되면 발행어음과 IMA를 합산해 자기자본의 300%(200+100%)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올해 4월 발표한 종투사 운용규제개편안 때문에 다음달까지 인가 신청을 완료해야 현행 요건으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 개편안에는 종투사 인가에 필요한 자기자본 요건을 연말 결산 이후 2년 연속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에 다음달까지 신청하지 않는다면 최소 2년 뒤에나 사업 인가 획득이 가능해진 셈이다.

NH투자증권 유상증자 주요 내용 /자료 제공=현대차증권

6월 말 기준 NH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7조4809억원으로 8조원에 못 미친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돼야 8조원을 넘길 수 있는 상태다. 수익성을 키워 잉여자금으로 자본을 늘려나가거나 제3자배정방식이 아닌 공모 형태로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NH증권은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셈이다.

문제는 제3자배정방식으로 진행되는 유상증자는 보통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나 속도감 있는 자본확충을 위해 사용되지만, 기존 주주 권리 침해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3자배정으로 유상증자에 나서면 다른 주주들의 신주인수권 침해는 법률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NH증권에 투자하고 있는 일반 주주 입장에서 이번 증자는 3%p가량 비중이 줄어들고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가 희석된다는 것이 일각에서 제기된 지적이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IMA 인가를 받지 못한다면 최소 2년 후인 2027년에 인가 신청이 가능하며, 인가 조건이 강화된다는 점이 NH증권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 주된 배경"이라며 "NH증권이 주주환원과 관련해 최소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증자로 주주환원율 상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아쉬운 편"이라고 분석했다. IMA 인가를 받더라도 자기자본 8조원을 유지해야 하는 탓이다.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은 종투사 최소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목표로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한 소액주주가 비례적 이익을 침해당했다며 신주 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한 전례가 있었다.

이 소송은 재판부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반대로 현대차증권은 일반공모 방식으로 시가총액만큼 유상증자 단행을 발표했다가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산 뒤 수개월에 걸쳐 주주 설득에 나서면서 103% 초과 청약으로 마무리한 케이스도 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대형화를 위해 자본확충의 한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자 이후 사업 확장을 통한 실적과 주가 상승 등을 이끌 것이라는 진정성을 주주들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H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내에 IMA 인가 신청을 공식화하는 등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포석, 회사 본연의 가치를 높이려는 자본확충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NH증권이 은행계 지주사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때문에 발행어음 사업도 한도의 50%밖에 쓰지 못하고 있는 탓에 이미 다른 경쟁사들과의 자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만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이다.

NH증권 관계자는 "올해 4월 금융당국의 종투사 운용규제개편안이 나올 때부터 자본확충 방안에 관해 내부 논의는 지속돼왔다"며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투증권은 이미 요건을 갖추고 있었고, 당사는 아직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인 데다가 지주사와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보니 이번에야 증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한투증권도 IMA 사업 인가 신청을 이번에 할 예정인데, 당사만 이번에 추진하지 못한다면 경쟁사들이 하는 사업을 최소 2년 넘게 못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RWA 때문에 당사는 발행어음을 제한적으로 돌리고 있는 반면 은행계가 아닌 미래에셋증권과 한투증권은 한도 끝까지 채워서 하고 있다보니 자산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점도 고려해 빠르게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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