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근경색은 뇌졸중과 더불어 현대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생명을 앗아가는 질환 중 하나다. 그만큼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지만, 문제는 발병 전 징후가 평소 경험하는 증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대다수 사람들이 이를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기 쉽다는 점이다. 통증이 없는 심근경색, 이른바 ‘조용한 심근경색’ 역시 전체 환자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며, 이들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알려진 왼팔 저림, 가슴 조임 같은 증상은 이미 혈관이 상당히 막힌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이며, 발병 ‘직전’에는 보다 미묘하지만 명확한 경고 신호가 존재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세 가지 증상은 심근경색 직전, 가장 위험한 시기에 몸이 보내는 신호이며, 이 신호를 조기에 인식하는 것이 생사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1. 평소 하던 일인데 유난히 숨이 가쁘고 불쾌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계단을 오르거나, 평소처럼 걷기만 했을 뿐인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가빠지며 몸에 이상한 압박감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등 쪽이나 턱 부위, 양쪽 어깨까지 뻐근함이 퍼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증상은 관상동맥이 거의 폐쇄되기 직전, 심장이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일상적인 활동에서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지는 현상은 심장이 혈류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이며, 이때 나타나는 압박감은 정확히 ‘통증’이라기보다 ‘몸을 누르는 듯한 불쾌함’에 가깝다. 중요한 건 이 증상이 수 초에서 수 분 사이 반복되다 사라지기 때문에 쉽게 지나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심근경색 직전 상태, 즉 불안정 협심증의 특징적 징후다.

2. 자고 있다가 깨는 새벽의 묘한 불안감과 불규칙한 맥박
심근경색은 새벽 시간대에 자주 발생한다. 특히 새벽 2시~5시 사이, 자다가 이유 없이 심하게 불안해지고 가슴 쪽에 정체 모를 불쾌감이 밀려와 잠에서 깬 경험이 있다면 심혈관계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이 시점은 교감신경계가 가장 예민하게 활성화되는 시간대로, 혈압과 심박수 변동이 커지면서 허혈 상태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새벽 불안 증상은 단순히 불면증이나 스트레스가 아닌, 심장에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심장의 리듬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 즉 가슴이 ‘쿵’ 내려앉는 듯한 증상이 반복될 경우 부정맥과 연계된 심근경색의 전조일 수 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야간 자율신경 반응 이상은 심정지 발생 1~2일 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3. 소화가 안 되는 느낌, 속쓰림과 유사한 명치 통증
놀랍게도 많은 심근경색 환자들이 최초 증상을 ‘속쓰림’으로 착각한다. 명치 부근이 타들어가는 듯하거나, 구토 없이 메스꺼운 느낌이 몇 시간 지속되는 경우다. 이 증상은 위장 문제가 아닌, 하부 심근(심장의 아래쪽 벽)에서 발생한 허혈 상태로 인해 나타나는 반사성 통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위 내시경이나 제산제를 복용해도 나아지지 않는 속쓰림이라면 위장보다 심장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또한 평소와 다른 방식의 트림이 반복되거나, 식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속이 가득 찬 듯한 팽만감이 든다면 이는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었음을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다. 심장은 폐, 식도, 위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심장성 통증이 소화기 증상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에서 이 같은 비전형적 심근경색 징후는 흔하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