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서민 식당·할인점에 몰려드는 파리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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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판 서민식당 '부용'이라는 곳에 파리지앵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건데, 어떤 곳일까요.
세계를 가다 파리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기자]
프랑스 파리의 한 식당 앞.
긴 줄이 생길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 이곳은 '부용'이라 불리는 식당입니다.
'부용'은 프랑스어로 ‘고기 국물’이라는 뜻으로, 부용은 한국의 국밥집 같은 곳입니다.
옆 테이블 손님과 어깨가 닿을 정도로 비좁고 물건을 둘 곳이 없어 손님들 소지품이 여기저기 올려져 있습니다.
손님들도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누고 직원 역시 메모지가 아닌 식탁보 위에 깔린 ‘종이 깔개’에 주문을 받는 등 고급 식당에서 볼 수 없는 수수하고 털털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오랜 경기침체로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는 파리지앵들이 늘면서 서민적인 부용이 ‘가성비 높은 곳’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겁니다.
전식 본식 후식에 와인까지 한상 가득하게 주문해 봤는데요.
다 합쳐도 1인당 가격이 3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인근 고급 식당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나딘느 프레옹 / 부용 손님]
“여기서 조리된 당근 요리는 1유로 정도인데 파리에선 1유로 이하로 살 수 있는 데가 없어요. 디저트도 3~4유로에 먹었는데 이런 디저트를 찾는 것은 불가능해요.”
경제난 때문에 지난해 프랑스에서 폐업한 식당은 7200곳으로, 1년 전에 비해 44% 늘었지만, 부용에는 오히려 방문객들이 늘면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마르 마르탱 / 부용 직원]
"(어떻게 이렇게 가격이 쌀 수 있나요?)손님이 많기 때문입니다. 매일 1500인분의 식사가 팔리고 있어요."
옷이며 가방 신발까지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이 할인가에 판매됩니다.
고급 초콜릿은 최대 40%까지 싸게 팔립니다.
먹거리부터 패션, 생활용품까지 백화점 재고를 최대 60% 싸게 파는 대형 아웃렛에 멋쟁이 파리지앵들이 몰렸습니다.
지난해 프랑스 할인 매장 방문객 수는 전 년 대비 약 87%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레진느 / 아울렛 방문객]
“가끔 30유로 이하나 50유로 이하로 판매하는 가게가 있어서 여기에서 옷을 삽니다.”
멋과 체면 대신 실속을 중시 여기는 파리지앵들. 서민 식당과 할인점은 이들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수연(VJ)
영상편집: 유하영
조은아 기자 ach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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