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게코 도마뱀은 냄새로 사회생활한다
배설물에 자기 존재 남기는 ‘사회 활동’도


국내에선 ‘도마뱀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게코 도마뱀’은 뱀목 도마뱀붙이과에 속한 푸른 도마뱀의 일종으로, 몸길이가 11~12㎝ 정도로 작은 동물이다. 주로 동남아에서 많이 살지만 국내에서도 경남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스위스 과학자들이 이 도마뱀이 눈이 아니라 냄새로 자기 자신과 동료, 천적을 구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버짓 샤보우 스위스 베른대 행동생태학과 교수 연구팀은 “게코 도마뱀이 후각을 이용해 다른 도마뱀들과 자신을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동물 인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게코 도마뱀은 자기 피부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알아볼 수 있으며 동시에 다른 도마뱀들이 분비하는 화학물질과 자기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다. 후각을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게코가 사는 야생 서식지와 최대한 가까운 환경을 조성한 실험장소 두 곳에 게코 총 21마리를 풀어놓고 6주간 관찰했다. 실험장소 곳곳에는 세 종류의 면봉을 배치했다. 물을 묻힌 면봉과 같은 곳에 사는 게코의 화학물질이 묻은 면봉, 다른 곳에 사는 게코의 화학물질이 묻은 면봉이었다. 게코가 어떤 면봉에 반응하는지에 따라 냄새에 민감한 지를 알아 볼 수 있는 실험이었다.
연구팀은 게코들이 면봉을 향해 혀를 얼마나 자주 낼름거리는지 횟수를 측정했다. 게코와 같은 도마뱀들은 혀를 내밀고 흔들어 공기 중에 떠있는 냄새 입자를 혀끝에 흡수시킨 뒤 입천장에 있는 후각 기관인 ‘야콥슨기관’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냄새를 맡는다. 즉 도마뱀이 혀를 특정 방향으로 여러 번 날름거린다는 건 그 쪽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이 관찰한 내용에 따르면 게코들은 다른 실험장소에 사느라 익숙하지 않은 게코의 화학물질이 묻은 면봉에 대해서는 혀를 가장 많이 낼름거렸다. 반면 자신의 화학물질이 묻은 면봉에는 물이 묻은 면봉 쪽보다 혀를 덜 낼름거렸다.
수치 자신의 화학물질 쪽에 혀를 한 번 낼름거릴 때 물 쪽에는 17번, 다른 실험장소에 사는 게코의 화학물질 쪽에는 30번씩 혀를 낼름거렸다. 버짓 교수는 “게코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뒷받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게코가 배설물에 자신의 페로몬을 뿌리는 식으로 자신이 그 주변에 있다는 신호를 남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에바 링글러 베른대 행동생태학과 교수는 “개와 같은 포유류들처럼 게코도 배변활동을 통해 영역표시를 하며 주변의 다른 게코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도마뱀이 나름의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능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Animal Cognition, DOI: https://doi.org/10.1007/s10071-023-017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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