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스퍼 일렉트릭 | 페달 오조작 사고 방지에 편의 기능까지… 가성비 꽉 잡았다

김지환 조선비즈 기자 2024. 9. 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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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외관 모습. /현대차

현대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에 거는 기대는 크다. 캐스퍼 일렉트릭을 부진한 전기차 수요를 이겨내고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모델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덩치를 키우고 최신 기술을 담아 성능을 높였다. 기존 캐스퍼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가격은 전략적으로 책정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만족도)가 신규 전기차 구매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면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공포)가 확산했던 8월, 캐스퍼 일렉트릭은 우려를 뚫고 기아의 EV3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기대를 채웠다.

각각 1439대와 4002대가 팔렸는데, 8월 팔린 국산 전기차 중 두 차종의 비율이 48%나 됐다. 두 차종을 제외하면 전기차 판매량은 7월보다 약 30% 줄었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 아이오닉5와 코나 EV, 기아의 EV6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과EV3의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이 소비자의 이탈을 막아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2026년 94만 대, 2030년 200만 대까지 끌어 올려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현대차의 신호탄 캐스퍼 일렉트릭을 8월 20일 경기도 고양과 파주 일대 약 60㎞ 구간에서 시승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뒷좌석(2열 공간). /김지환 기자
현대차 연구원이 8월 20일 경기 고양의 한 카페에 마련된 시연장에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후면. 비상등과 방향 지시등 불빛이 픽셀라이트를 통해 표시된다. /김지환 기자

‘경차→소형차’ 더 커진 캐스퍼 일렉트릭

‘커졌네’, 전기차로 변신한 캐스퍼 일렉트릭의 첫인상이었다. 경차로 출시된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확연히 넓어 보였다.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바퀴 축간거리)가 2580㎜로 내연기관 캐스퍼 대비 180㎜ 커졌다. 길이와 너비도 각각 230㎜, 15㎜씩 커지면서 경차 기준을 넘어섰다.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앉아도 조수석까지 주먹 두세 개 길이만큼 여유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실내 공간감이 느껴진다. 변속 기어가 아이오닉6 등에 적용한 칼럼식 기어노브로 바뀌면서 기존 캐스퍼보다 넓은 공간감을 준다. 무선 충전 패드와 함께 C·A타입 포트가 있어 다양한 연결이 가능하고, 1열 대시보드 아래에 220V 콘센트 충전구가 있어 차량의 전기를 쓸 수 있다. 10.25인치로 커진 중앙 디스플레이와 64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실내 무드등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외관은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디자인 기조를 따라 변했다. 기존 사각형 램프는 6개의 일렬 픽셀 라이트로 바뀌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던 곳에는 전기차 충전 도어가 설치됐다. 트렁크 공간은 백팩 등 크기가 작은 짐은 충분히 실을 수 있고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최대 351L)이 더 늘어난다. 다만 좌석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 건 단점이다.

주행·승차감 좋지만… 울렁임 아쉬워

시승 코스는 고속화도로와 일반 도로를 오갔으며 직선과 곡선 주로가 준비돼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이 경쾌했다. 정차돼 있다가도 가볍게 앞으로 나갔다. 주행 모드 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니 차는 더욱 가볍게 나아갔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에코, 노멀, 스노, 스포츠 등 네 가지 주행 모드가 있어, 원하는 스타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회생제동을 가장 낮은 단계로 설정하고 도심을 주행하니 내연기관차의 주행 느낌과 비슷했다.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 보조 기능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로 주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거주하는 곳 주변에서 주로 운행한다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제동 또한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제동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아이페달(i-pedal·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회수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기술)은 울렁거림이 심했다. 아이페달은 회생제동을 이용해 가속페달만으로 가·감속과 정차까지 가능한 주행 모드다. 가장 높은 단계의 회생제동으로 설정하면 알림이 울리며 아이페달 기능이 활성화된다.

가속페달만으로 운전이 가능하지만 울컥거림이 심해 멀미가 났다. 기아 EV3에 탑재된 아이페달 3.0과는 차이가 있었다. 제2자유로를 90㎞ 속도로 달려도 소음은 크지 않았다. 현대차는 서스펜션 진동에 따라 실내로 방사되는 저주파로 외부 소음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과속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충격도 크지 않았다. 서스펜션 측면에선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인 쇽업쇼버 밸브를 업그레이드한 것이 주효했다.

페달 오조작·화재도 예방… 현대차 승부수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에 최첨단 기술인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를 최초로 적용했다. PMSA는 차량 전방 1m에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경우 차량이 이를 오조작으로 인식하고 제동하도록 만드는 기능이다. 멈춰 있는 상태이거나 정지해 있다가 출발하는 저속 상태에서급하게 가속페달을 100% 밟았을 때만 이 기능이 작동된다.

이 기능은 현대차가 마련한 공간에서 체험했다. 전방에 장애물이 있는 상태에서 차량의 기어를 드라이브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차는 시끄러운 경고음을 내며 즉시 멈췄다. 계기판에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잘못 밟은 상태로 감지돼 보조 기능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십시오’라는 문구가 표시된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가 만든 49㎾h 배터리가 탑재돼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15㎞다. 주행 가능 거리가 246㎞로 표시된 상태에서 주행을 시작했고 약 60㎞를 달렸는데 주행을 마치니 주행 가능 거리가 199㎞로 나타났다. 전비는 6.5㎞/였고 주행 중에는 7.5㎞/ 까지 올라가기 도 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공식 복합 전비는 당 5.6㎞다.

보조금을 받기 전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격은 3150만원이다. 17인치 모델은 3270만원이다. 두 모델 모두 지역에 따라 640만~1087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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