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친절한 금융이 결국 혁신… 이자 한푼이라도 덜 내게 해야죠"

신하연 2023. 3.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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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 20년 경력에 대출비교서비스 사내벤처 우승 출발점
"냉철한 판단 따뜻한 온도로 알리고파… 올해 퀀텀점프 기회"
조영민 대표이사.
깃플 사무실 전경.

'금융의 온도' 주창하는 깃플 대표 조영민

'금융'(Finance)에 '테크놀러지'(Technology)가 융합된 핀테크(FinTech)는 전통적인 금융업보다 더 정확한 숫자와 기술적 판단에 의존한다. 이런 핀테크 기업을 이끄는 대표가 따뜻한 '금융의 온도'를 강조한다면 어떨까.

핀테크 업체인 깃플의 조영민(55·사진) 대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년간 코스콤(옛 증권전산)에서 근무한 금융인이다. 깃플의 역사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단추는 코스콤 사내벤처 경진대회에서 조 대표가 내놓은 대출비교서비스 핀셋(Finset)이 우승하면서다.

당시 조 대표는 "증권파생시장과 금융투자업계 IT 인프라를 담당하는 코스콤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보니 익숙해진 게 투자였다"며 "당연히 사내벤처에 도전하기 위한 첫 아이디어도 투자"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체화시킬수록 투자를 위한 재원, 목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다시 본질로 돌아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항목들에 대해 살펴보기 시작했고, 당장 적은 금액이라도 아껴서 꾸준히 모을 수 있는 대출 이자를 떠올리게 됐다.

핀셋은 코스콤 사내벤처로 2년간 운영되다가 2019년 한국금융솔루션이란 이름으로 독립, 일찍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1세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자리를 잡은 이후 2021년 클라우드 전문기업 깃플과 합병하면서 사세를 키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엔 아예 '깃플'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깃플은 대출중개 플랫폼 '핀셋N'과 마이데이터 기반 금융자문플랫폼 '베러' 그리고 '깃플챗', '깃플스탁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차곡 차곡 시너지를 내고 있다.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금융투자자의 곁에서 자산진단과 투자고민을 함께 하는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게 깃플의 목표다.

조 대표는 이를 "데이터를 매개로 한 서비스들을 '융합'이라는 화두 아래 통합해 시너지를 모색하는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고객과의 접점은 생애주기에 따른 소비습관을 마이데이터 기반 연금 통합자문 플랫폼 '베러'에서 진단하는데서 출발한다. 이후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바로 '핀셋N'과 '깃플스탁론'을 이용할 수 있고, 이런 금융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깃플챗'을 통해 밀착 서비스하는 것이다.

물론 코스콤으로부터 독립 이후로 햇수로 4년간 깃플을 이끌어 오면서 부침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핀테크는 이제 막 태동 단계의 초기 시장으로. 최근 몇 년간 등장하고 사라진 기업이 셀 수 없이 많다. 평생 샐러리맨으로 살아온 조 대표가 불안정한 신생 기업의 대표로 자리를 지킨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을터다.

하지만 힘들었던 순간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는 "핀테크 업체를 이끄는 리더로, 매번 어렵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면서도 "매 순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금융에서 비금융을 아우르는 '데이터 기반 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며 웃었다.

핀셋과 깃플을 한 가족으로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그때 어렵다고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가진 두 회사를 하나로 만들지 못했다면 지금의 애자일한 조직 '깃플러'는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면 좋겠는지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다소 생소한 답변을 내놨다. "최적화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가고 싶다"면서도 "그 방식이 친절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는 "냉철한 판단 결과를 따뜻한 온도로 알릴 수 있도록 '금융의 온도'를 맞춰가고 싶다"고 전했다.

'친절한 금융'에 대한 신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 대표는 "'혁신'은 고객 입장에선 친절한 금융이 되는 것"이라면서 이런 철학 덕분에 '서비스다운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여전히 핀테크는 혁신의 총아로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깃플이 올해를 특히 '퀀텀 점프'의 기간으로 꼽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금리 잡는 비밀 병기'로 준비 중인 대환대출 서비스 개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오는 5월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는 깃플을 포함한 핀테크 플랫폼 13개사와 금융업권 10개사 등 23개사가 참여한다. 이 대출중개 플랫폼이 가동되면 금융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금융사들의 금리를 비교해보고 손쉽게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5월 신용대출에 이어 연내 주택담보대출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기존의 모객 구조 패러다임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내 금융사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자를 한푼이라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깃플 역시 하나의 플레이어로, 시장 내 경쟁우위를 위한 치열한 격전지 앞에 섰다"며 "2021년 초기 대환대출 플랫폼 논의 당시부터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왔으며 꼼꼼히 체크 리스트도 챙겨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세대 대출비교 서비스 사업자로 플랫폼 내 여신 중개 노하우를 쌓아온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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